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10년 넘게 일했던 44세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대리점 대표의 상습적인 폭행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26일 YTN이 단독 입수해 공개한 CCTV 영상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목포의 한 식당에서 대리점 대표 A씨가 직원 박 모 씨(44)를 8분간 60차례 넘게 폭행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영상 속에서 A씨는 갑자기 일어나 박씨의 얼굴을 때리고, 잠시 밖에 나갔다 온 후에도 손과 발을 이용한 폭행을 지속했습니다.
박씨는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박씨의 누나는 "항상 너무 맞다 보면 저항할 능력이 없지 않나. 동영상 얼굴을 봤는데, 눈빛이 공허하더라. 되게 체념한 듯한 눈빛으로 때리는데도 가만히 있는 거다"라고 밝혔습니다.
A씨와 B씨는 대리점 10년 넘게 함께 일한 사이였습니다. 주변 인물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대표의 폭행이 반복됐다고 말합니다.
A씨의 지인은 "새벽 2시인가 3시인가 (숨진 직원 박씨에게) 그냥 나오라고 해서 춤춰 봐, 노래해 봐 하다가 좀 어영부영하면 그냥 폭행했다"고 전했습니다.
YTN이 확보한 진단서에 따르면 박씨는 2021년 눈 주변 뼈가 부러지는 안와골절을 당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당시 A씨는 유족과의 전화 통화에서 "그때 한 번 너무 화가 나서 때렸는데, 그건 제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폭행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대리점에서 일했던 전 직원들도 매장 내에서의 폭행을 증언했습니다.
한 전 직원은 "그때 당시에 폭언이나 폭행하는 것도 있었고, 쌍욕을 해가면서 벽으로 밀친 다음 뺨을 때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A씨 측은 박씨에 대한 폭행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박씨가 A씨를 속이고 업체에 피해를 준 것이 발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씨는 2018년 지인 2명과 함께 다른 사람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것처럼 꾸며 A씨 업체로부터 수수료 1,900여만 원을 챙긴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A씨는 이후에도 박씨의 횡령 사건이 반복돼 월급의 일부를 떼고 횡령금을 갚는다는 각서까지 받았다고 주장하며, 폭행이 상습적이지 않았고 박씨 죽음과도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유족 측은 박씨가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돼 자발적으로 각서를 썼는지 의문이며, 추가 횡령 주장도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습니다. 특히 어떤 것도 폭행과 괴롭힘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A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박씨의 누나는 "10년 넘게 가스라이팅 당하고 세뇌를 많이 당했을 거다. 수시로 폭행이 일어났고 자기 기분만 나쁘면 이제 동생한테 윽박지르고 욕하고 그런 식으로 계속됐다고 하더라"라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유족 등 사건 관계자를 상대로 정확한 폭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