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오타니, 내년 WBC 출전 공식 선언... "다시 일본 대표로 플레이하게 돼 행복"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의사를 직접 밝혔습니다. 그동안 구단과의 일정 조율 문제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던 상황에서 본인이 먼저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입니다.


25일 오타니는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또 한번 멋진 시즌을 보내게 해주신 모든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훈련해서 내년에도 만나기를 기대하겠습니다"라고 영어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이어 일본어로 "다시 일본을 대표하고 플레이하게 되어 행복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2023년 WBC 출전 당시 사진들을 게시했습니다.


Instagram 'shoheiohtani'


일본 대표팀은 2023년 WBC에서 오타니를 중심으로 한 최강 라인업으로 결승에서 미국을 제압하며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세계 랭킹 1위를 유지해온 일본이 메이저리그 스타들로 구성된 미국까지 꺾으며 야구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던 대회였습니다.


당시 오타니는 생애 첫 WBC 무대에서 투타 양면으로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일본의 우승을 확정짓는 장면은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Instagram 'shoheiohtani'


하지만 올해 들어 오타니를 포함한 다저스 소속 일본인 선수들의 WBC 참가가 불확실해 보였습니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2년 연속 우승을 이루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오타니, 야마모토 유시,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 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준 사사키 로키의 차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일본 대표팀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은 올해 2월 다저스 스프링캠프를 직접 찾아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오타니는 "선택해 주시면 영광"이라며 WBC 출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올스타전 전날 기자회견에서는 "내년 3월에 대해서는 올해가 끝난 뒤 생각해보려고 한다"고 신중한 입장으로 선회했습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최근 일본 프로그램에 출연해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로버츠 감독은 "WBC 출전 여부는 선수들이 결정할 일이다. 그들이 출전하고 싶다면 전력으로 지원하겠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오타니, 야마모토, 사사키가 참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GettyimagesKorea


구단 측의 우려는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 때문입니다. WBC가 3월에 개최되면서 정규시즌 개막 직전에 치러지기 때문에 선수들은 평소보다 한 달 가까이 빨리 실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피로 누적과 부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구단의 판단입니다. 오타니의 경우 올해 이도류로 복귀했지만, 내년에는 개막전부터 선발투수와 지명타자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컨디션을 원하고 있습니다.


야마모토는 올해 많은 투구수를 소화하며 누적된 피로가 깊어 내년 시즌 일정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사사키 역시 올해 기복이 컸던 만큼 WBC 출전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저스 구단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선수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타니가 언론보다 먼저 팬들에게 직접 WBC 출전 소식을 알린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됩니다.


오타니의 출전 공식화로 야마모토, 사사키 등 다른 일본인 메이저리거들의 참가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