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점심시간엔 오지 마" 한글 안내문... 日식당, 관광객 차별 논란

일본 도쿄의 한 소바 전문점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점심시간 이용을 제한하는 안내문을 붙여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내 사과하며 안내문을 철거했지만, 일본 내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20일 도쿄에 위치한 '나다이 후지소바' 한 지점은 입구에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작성된 안내문을 게시했습니다. 


X캡처


안내문에는 "여행자는 점심시간을 피하십시오. 저희 가게는, 이 근처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학생들을 우선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는 점심시간대에 관광객보다 인근 직장인과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서비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해당 지점에는 평소 "외국인들이 많이 와서 이용하기 어렵다"는 고객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후지소바의 모회사인 다이탄그룹은 즉시 사과에 나섰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본사의 지시는 아니다"라며 "다양한 의견 속에서 본사 측의 관리가 닿지 않았다. 고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아니었다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지점도 바로 안내문을 철거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일본 내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 / gettyimagesBank


일부 일본 누리꾼들은 "빨리 식사하고 일하러 가야 하는데 캐리어가 길을 막고, 식권 발매기 앞에서 한참 서 있으면 방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지점의 조치에 이해를 표했습니다.


반면 "관광객 역시 식사를 할 권리가 있지 않나"라는 의견과 함께 "이런 접근 방식은 너무 편파적이다. 좀 더 부드럽게 표현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이번 논란은 도쿄와 교토 등 일본 주요 관광도시가 겪고 있는 오버투어리즘 문제와 직결됩니다.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증가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오버투어리즘 대응책의 일환으로 국제관광여객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1인당 1000엔(약 9500원)인 세금을 3000엔(약 2만8500원)까지 올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