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15년 만에 다시 만난 아들"... 연평도 영웅들, 추모식서 AI 영상으로 귀환했다

해병대가 23일 대전현충원에서 연평도 포격전 제15주년 추모·전승기념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를 주제로 한 이번 기념식에서는 전사자 참배를 시작으로 참전 장병 회고사, 추모 공연, 해병대가 제창 등이 진행됐습니다.


연평도 포격전 참전 용사인 이한 해병대 예비역 병장이 회고사를 낭독하는 동안 참석자들 사이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습니다. 


특히 추모 공연 '영웅의 노래'에서 전사자들이 AI 기술로 복원되어 영상에 등장하자 유족들은 오열했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주일석 해병대사령관(중장) 등 참석자들도 눈시울을 붉히며 깊은 슬픔을 드러냈습니다.


AI로 복원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 / YouTube 'Ai 기억복원소'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에 발생한 연평도 포격전은 북한의 기습 포격 도발에 해병대 연평부대가 K9 자주포로 즉각 대응해 적의 도발을 격퇴한 전투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북한이 대한민국 영토를 직접 공격하고 민간인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한 첫 번째 사례였습니다.


당시 연평부대 포7중대는 연평도 서남방을 향한 사격훈련 중 북한의 갑작스러운 포격을 받았습니다.


이 공격으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 전사했고, 16명의 장병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민간인 피해도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서정우 하사는 병장 말년 휴가를 위해 선착장까지 나갔다가 북한 도발 소식을 듣고 부대로 복귀하던 중 포탄을 맞아 21세의 나이로 전사했습니다.


23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제15주년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추모 및 전승기념 행사가 거행되고 있다


문광욱 일병은 입대 약 3개월 만에 전투에 참여했으나 포탄을 맞고 20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우리 장병들은 단 13분 만에 첫 포탄 대응 발사를 통해 적을 응징하며 북한의 추가 도발 의지를 분쇄했습니다. 연평부대 장병들은 포격 현장에서도 연평도 주민들의 대피를 돕고 화재를 진압하며 2차 피해 방지에 나섰습니다.


주일석 해병대사령관은 기념사에서 "빗발치는 포탄과 치솟는 화염 속에서도 우리 해병대는 결연한 각오를 바탕으로 적의 도발에 용감하게 대응했다"며 "해병대는 참전 영웅들이 보여준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정신을 잊지 않고 대한민국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호국충성 해병대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23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5주년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추모 및 전승기념 행사에서 주일석 해병대사령관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 뉴스1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불법적인 북한의 기습 포격도발에 촌보의 물러섬 없이 용맹스럽게 싸워 적을 격멸시켰던 고 서정우 하사, 고 문광욱 일병이 낮에는 따스한 햇빛으로, 밤에는 빛나는 별빛이 돼 지금도 사랑하는 가족과 전우들 곁을 환하게 비춰주고 있다"고 추모했습니다.


안 장관은 "사랑하는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유가족분들께 저의 어떠한 말도 위로가 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상처가 아물어도 상흔의 흔적은 남아있듯이 유가족분들의 아픈 고통의 마음에 우리 군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역사가 말해주듯이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한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군은 적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완벽한 군사대비태세를 확립해 흔들림 없이 조국 대한민국을 굳건히 지켜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