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국민 10명 중 7명, 감기걸리면 '항생제' 먹는 줄 안다"

국내 성인 10명 중 7명이 바이러스성 질환인 감기 치료에 항생제가 효과적이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20일 질병관리청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리서치랩에 의뢰해 올해 3월 27일부터 5월 7일까지 전국 만 14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항생제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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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에 따르면 항생제 사용 목적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의 58.1%가 '세균 감염 질환 및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라고 답했고, 10.2%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라고 응답했습니다. 항생제가 세균 감염 질환에만 사용된다고 정확히 알고 있는 응답자는 22.6%에 그쳤습니다.


특히 감기 치료에 대한 항생제 효과를 묻는 질문에서는 72.0%가 도움이 된다고 잘못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이 중 '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6.0%, '그렇다'는 응답이 66.0%를 차지했습니다.


질병관리청 항생제내성관리과 신나리 과장은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므로 항생제는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라고 명확히 했습니다.


그는 "감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2차적인 세균 감염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날 때만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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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오남용 실태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 중 16.0%는 의사 처방 없이 항생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63.4%는 증상이 호전되자 임의로 복용을 중단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별도 조사에서는 의사 1,000명 중 89.1%가 항생제 내성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감기 등 불필요한 상황에서 항생제를 처방한 경험이 있다는 의사도 20.8%에 달했으며, 이들은 그 이유로 환자 요구(30.4%)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2023년 기준 인구 1,000명당 하루 항생제 사용량(DID)에서 튀르키예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주요 감염병 병원체에 대한 항생제 내성률도 OECD 국가 중 최상위권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