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여객선 좌초 사고 승객들이 전한 사고 당시 선내 분위기가 눈길을 끕니다.
지난 20일 경향신문은 신안 좌초 여객선 승객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급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시 다인실에 누워있던 64세 A씨는 온몸이 들썩일 정도의 강한 충격과 함께 '쿵'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곧이어 이어진 두 번째 충격, 중심을 잃고 바닥에 넘어진 A씨는 허리에 부상을 입게됐습니다.
선내 전체를 요동치게하는 세 번째 충격이 발생하면서 침상에 있던 승객들은 서로 부딪히며 바닥으로 미끄러졌고, 비명과 울음 섞인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습니다.
A씨는 "(배가 기울어져)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는데, 한 중년 여성이 다가와 팔을 받쳐 일으켜주더니 '같이 나가자'며 조끼를 건네더라"며 "몸이 말을 안 듣는 상황이었는데도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부축해 줬다"고 말했습니다.
안내 방송은 사고가 발생하고 10~20분 지난 시점에서야 들려왔는데, 당시 승객 대부분은 이미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였습니다.
A씨에 따르면 일부 젊은 승객들은 객실과 복도를 오가며 승객들의 조끼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일일이 허리끈을 조여줬습니다.
여객선에 탑승한 70대 B씨 역시 주변 승객들의 도움을 받고 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배에 세 번째 충격이 가해진 순간, B씨는 선반 모서리에 몸을 부딪힌 직후 허리와 엉덩이 쪽에 떨어진 커다란 여행가방에 부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그때 한 청년이 다가와 B씨를 등에 업고 3~4층 높이의 계단을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는 내내 청년은 "괜찮으세요?"라며 B씨의 상태를 살피기도 했습니다.
B씨는 "혼자였으면 절대 내려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얼굴도 똑바로 못 봤지만 그 청년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매체가 만난 또 다른 승객 C씨는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급박했는데, 그 상황에서 남을 위해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나오는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사고로 혼란스러운 여객선 안, 승객들은 서로가 서로를 안심시키며 너나 할 것 없이 부상자를 돌보며 차분히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일부 승객은 "사고 직후부터 병원에 옮겨진 뛰까지 선사 직원의 연락이나 확인 절차가 전혀 없었다"며 선사 측의 후속 대응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선사 측에서 거동이 어려운 부상자들을 나서서 구조했어도 모자란 순간, 부상자들을 구조한 건 같은 위험에 처한 승객들이었습니다.
한편 지난 19일 오후 8시 16분께 제주에서 승객 246명,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목포로 향하던 퀸제누비아2호가 신안군 장산도 인근 무인도 족도에 좌초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의 충격으로 부상을 입은 승객 27명이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고, 다행히 모두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입니다.
지난 20일 목표해경은 좌초 사고를 낸 여객선의 일등항해사와 조타수를 중과실치상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