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혼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에서 벗어나 일터에 머무르는 비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2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기혼여성 고용 현황' 자료를 보면, 경력단절여성 규모가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일을 그만둔다는 전통적인 고용 패턴이 변화하면서, 출산 후에도 직장을 유지하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동시에 18세 미만 자녀를 둔 기혼여성의 고용률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15~54세 기혼여성은 740만 3000명으로 전체 동 연령대 여성의 56.3%에 해당했습니다.
이들 중 취업자는 498만 4000명, 미취업자는 241만 9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미취업자 가운데 결혼·임신·출산·육아·가족돌봄 등의 사유로 직장을 떠난 경력단절여성은 110만 5000명이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11만 명 감소한 수치로,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규모입니다. 경력단절여성 비율도 14.9%로 전년보다 1.0%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연령대별 경력단절 현황을 살펴보면, 40~44세가 30만 5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35~39세 23만 4000명, 45~49세 19만 6000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경력단절 비율로는 30~34세가 21.8%로 가장 높아, 출산과 육아가 집중되는 30대 초반 여성들의 경력 이탈 위험이 여전히 높은 상황임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직장을 유지하거나 새로 취업하는 기혼여성들은 급속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15~54세 기혼여성의 고용률은 64.3%를 기록해 전년 대비 1.9%포인트 상승했으며, 지난 2016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특히 경력단절 위험이 높은 시기로 여겨지는 6세 이하 자녀를 둔 기혼여성의 고용률이 57.7%로 전년보다 2.1%포인트 오른 점이 주목됩니다.
자녀 수가 증가할수록 고용률이 낮아지는 패턴은 지속되고 있지만, 모든 자녀 수 구간에서 전년 대비 고용률이 개선됐습니다.
자녀 1명과 2명을 둔 여성의 고용률은 각각 64.6%를 보였고,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에도 60.6%로 전년보다 3.0%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자녀 연령대별로는 7~12세 자녀를 둔 취업자가 103만 5000명, 13~17세 자녀를 둔 취업자가 79만 4000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취업 시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자녀가 어릴수록 다소 짧았지만, 전체 평균은 35.3시간을 유지했습니다.
경력단절 사유를 분석하면 육아가 44.3%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결혼 24.2%, 임신·출산 22.1%, 가족 돌봄 5.1%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30~39세 경력단절여성의 경우 육아 48.5%, 임신·출산 27.5%의 높은 비중을 보여 돌봄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구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합니다.
다만 국가데이터처는 전년 대비 모든 사유에서 경력단절 규모가 감소한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기혼여성의 취업률 상승에는 육아·출산·돌봄 등 정부 정책 지원 확대가 복합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보육 서비스 확충과 노동시장 참여 확대 정책이 실제 수치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력단절 감소와 고용 개선 흐름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육아휴직·탄력근무 등 제도 이용률 제고와 남성돌봄 참여 확대, 재취업·직업훈련 프로그램의 실효성 강화 등이 필요합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부가 최근 강조해온 돌봄·고용 정책 패키지가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에 일정 부분 기여한 만큼, 지속적 투자와 정책 점검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경력단절 완화와 기혼여성의 노동시장 복귀는 저출산·노동력 부족 시대의 국가 전략이라는 점에서 향후 정부의 정책 방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