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지시로 우리 군 무인기 18대가 북한에 침투한 사실이 특검 조사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특검팀은 이를 계엄을 위한 도발 유도로 결론지었습니다.
20일 MBC 보도에 따르면, 특별검사팀은 조사 과정에서 '평양 무인기 작전'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 경호처장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치밀하게 준비된 작전이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지난해 5월 김 전 처장은 육사 후배를 드론사령관으로 임명한 뒤, 정상적인 지휘 계통을 무시하고 독자적인 작전 계획 수립을 지시했습니다.
합참의장과 국방장관은 한 달이 지나서야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으며, 김 전 처장은 아무런 권한 없이 작전보고서를 직접 보고받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용현 전 처장이 국방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작전은 본격화됐습니다.
10월 2일 김 전 장관은 '신중해야 한다'는 합참 작전본부장의 반대를 무시하고 첫 번째 평양 무인기 침투를 강행했습니다.
이후 10월 8일 다시 무인기가 북한에 넘어갔고, 이 중 1대는 평양에 추락했습니다.
10월 10일에는 평양에 갔다 돌아오던 무인기가 경기도 연천에 떨어졌는데,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이 무인기에 대한 조사를 막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검 조사 결과 10월 2일부터 11월 18일까지 총 18대의 우리 군 무인기가 북한에 침투했고, 침투 지역은 평양을 비롯해 김정은 위원장의 고향인 원산, 해군기지가 있는 남포, 그리고 개성까지 광범위했습니다.
침투 사실을 감추기 위해 북한의 무인기와 똑같은 장비를 준비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2016년 국내에 넘어와 추락한 북한 무인기의 복제품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넘겨받았고, 드론사령부는 북한 무인기를 활용하기 위한 전담팀까지 구성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성능 부족으로 북한에 보내지는 못했고, 김 전 장관은 이후 무인기가 아닌 오물풍선 타격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10월 27일 김 전 장관은 북한 오물풍선에 대한 경고 사격에 반대한 당시 지상작전사령관에게 "대통령과도 얘기했다"며 "왜 그렇게 겁이 많냐"고 질책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북한이 오물풍선을 띄운 11월 18일과 28일에는 경고 사격을 넘어 원점 타격까지 지시했습니다.
당시 윤석열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거쳐 오물풍선 대응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만을 결정했던 상황이었습니다.
특검은 "원점 타격 시도는 정전협정 위반은 물론 자위권 행사 요건도 충족하지 않았다"며 이를 계엄을 위한 도발 유도로 최종 결론지었습니다.
김용현 전 장관 측은 특검이 적시한 혐의들에 대한 매체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