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윤석열 "민주당 당사ㆍ언론사에 군 출동시킨 건 김용현... 나는 말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당사 등에 군을 출동시킨 것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결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은 김 전 장관을 말렸고, 이에 출발했던 군인들이 '올스톱'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형사재판 진행을 이유로 증언을 거부하던 윤 전 대통령이 정작 군 투입 책임은 김 전 장관에게 떠넘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 서울중앙지법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에서 열린 한 전 총리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당초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가 구인영장 발부와 강제 집행 의지를 시사하자 오후 4시에 출석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첫 25분간 자신의 형사사건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특검 측 질문에 대부분 답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계엄 선포 계획을 들은 한 전 총리의 반응에 대해서는 "재고를 요청하고 반대하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이 금융시장과 동맹국 반응을 걱정하자 "오래가지 않고 끝날 계엄이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걱정 말라. 미국이나 일본은 안보실 통해 설명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또 "계엄 모의는 김 전 장관과 둘이서만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


특검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언론사 단전·단수를 하달한 사실이 있냐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답하지 않겠다. 다만 참고로 말하겠다"며 운을 뗐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이후 집무실에서 김 전 장관 전화를 받았다. 김 전 장관이 '여론조사 꽃, 민주당 당사, 언론사에도 병력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했다"며 "(내가) 민간기관이니까 안 된다. 군을 조금만 투입하라고 했는데 왜 여기저기 보내려 하느냐"며 만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 지시도 없이 김 전 장관이 혼자서 결정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는 "출동한 뒤에 재가받으려고 했고, 내가 '절대 안 된다'고 하니 올스톱 시켰다"고 답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의 말에 자신이 "펄쩍 뛰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때 2차로 소집한) 송미령, 최상목, 조규홍 장관 등을 직접 골라서 불렀나'라고 묻자 "골랐다기보다 연락 가능한 사람, 생각나는 사람을 전화해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뉴스1


이어 "보안 유지가 중요해서 그렇게 연락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결의안이 통과된 뒤 '비상계엄을 다시 하면 된다고 이야기한 적 있나'라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그렇게 말한 적 없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아울러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의 통화와 관련해서 재판부가 '상의 미리 못해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한 것이 맞냐'라고 묻자 "그런 취지로 말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화 자체를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기억이 안 난다. 추경호 대표가 야당 대표와 협상으로 고생한 거 알아서 거기에 대해 미리 이야기 못 해서 미안하다는 취지로 대화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