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당사 등에 군을 출동시킨 것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결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은 김 전 장관을 말렸고, 이에 출발했던 군인들이 '올스톱'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형사재판 진행을 이유로 증언을 거부하던 윤 전 대통령이 정작 군 투입 책임은 김 전 장관에게 떠넘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에서 열린 한 전 총리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당초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가 구인영장 발부와 강제 집행 의지를 시사하자 오후 4시에 출석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첫 25분간 자신의 형사사건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특검 측 질문에 대부분 답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계엄 선포 계획을 들은 한 전 총리의 반응에 대해서는 "재고를 요청하고 반대하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이 금융시장과 동맹국 반응을 걱정하자 "오래가지 않고 끝날 계엄이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걱정 말라. 미국이나 일본은 안보실 통해 설명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또 "계엄 모의는 김 전 장관과 둘이서만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특검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언론사 단전·단수를 하달한 사실이 있냐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답하지 않겠다. 다만 참고로 말하겠다"며 운을 뗐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이후 집무실에서 김 전 장관 전화를 받았다. 김 전 장관이 '여론조사 꽃, 민주당 당사, 언론사에도 병력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했다"며 "(내가) 민간기관이니까 안 된다. 군을 조금만 투입하라고 했는데 왜 여기저기 보내려 하느냐"며 만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 지시도 없이 김 전 장관이 혼자서 결정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는 "출동한 뒤에 재가받으려고 했고, 내가 '절대 안 된다'고 하니 올스톱 시켰다"고 답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의 말에 자신이 "펄쩍 뛰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때 2차로 소집한) 송미령, 최상목, 조규홍 장관 등을 직접 골라서 불렀나'라고 묻자 "골랐다기보다 연락 가능한 사람, 생각나는 사람을 전화해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보안 유지가 중요해서 그렇게 연락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결의안이 통과된 뒤 '비상계엄을 다시 하면 된다고 이야기한 적 있나'라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그렇게 말한 적 없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아울러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의 통화와 관련해서 재판부가 '상의 미리 못해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한 것이 맞냐'라고 묻자 "그런 취지로 말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화 자체를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기억이 안 난다. 추경호 대표가 야당 대표와 협상으로 고생한 거 알아서 거기에 대해 미리 이야기 못 해서 미안하다는 취지로 대화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