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성분명 처방, 한의사 엑스레이는 악법"... 의사 500명이 주말 거리에 나선 이유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개편에 반대하며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 의사 대표자 궐기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지난 16일 대한의사협회가 궐기대회를 열고 총력투쟁을 선언했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명의 의사들이 참석해 검체검사 위·수탁 체계 개편, 성분명 처방 도입,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허용 등 현 정부 핵심 의료정책에 강력 반발했습니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민건강수호 및 의료악법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대표자 궐기대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스1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국회와 정부가 수십년 지켜온 의약분업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현실과 동떨어진 입법과 정책을 강행한다면 주저 없이 강경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특히 "한의사에게 엑스레이 사용을 허용하는 것은 면허 체계의 근본을 훼손하는 의료 악법"이라며 "검체 검사 보상체계 개편도 개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의협이 가장 강력히 반대하는 정책은 검체검사 위·수탁 체계 개편입니다. 현재 정부는 20년 넘게 의료계에서 만연했던 검체검사 위탁기관과 수탁업체 간 과도한 할인 관행을 개선하고자 보상체계를 개편한다는 방침입니다.


기존에는 병의원(위탁기관)이 검사센터(수탁기관)에 검사를 맡기고 관리료를 받았지만, 개편 후에는 위탁기관과 수탁기관이 각각 비용을 청구하게 됩니다.


이 개편안에 대해 검체검사 위탁 비중이 높은 동네의원들은 수입 감소를 우려하며 특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민건강수호 및 의료악법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대표자 궐기대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 뉴스1


개원가 의사들은 지난 11일 세종시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대표자 궐기대회를 열고 "복지부가 개편을 강행한다면 검체검사 전면 중단을 선언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두 번째 쟁점인 성분명 처방 도입은 의약품 공급 부족 상황에서 의사가 상품명 대신 성분명으로 처방전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정부는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정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의료계는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논란은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 허용 법안입니다.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이 법안에 대해 의협은 "면허 체계의 근본을 훼손하는 악법"이라며 강력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의협은 이러한 정책들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달 5일 김택우 회장을 범대위원장으로 선출했습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전국의사 대표자 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김 회장은 "이 세 가지 악법은 국회와 정부의 정책 폭주에서 나온 처참한 결과물"이라며 "14만 의사 회원의 울분을 모아 강력한 총력 투쟁에 들어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의사들은 "환자 안전 위협하는 성분명 처방 규탄한다", "일방적인 입법 추진 의료체계 붕괴된다", "환자 안전 외면하는 악법 발의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참석자들은 이어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지나 더불어민주당 당사까지 가두 행진을 진행했습니다.


전국 의사 대표자들은 결의문에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의료 악법 시행을 강행한다면 국회와 정부가 의료계의 신뢰를 완전히 저버린 것으로 규정하겠다"며 "의협 회원의 의지를 모아 거침없는 총력 투쟁을 펼쳐나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