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예상 밖의 과목이 '가장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 수능 직후 국어·영어·수학이 전반적으로 까다로웠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정작 수험생들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하는 과목은 과학탐구의 생명과학Ⅰ입니다.
지난 13일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국어 독서의 난이도 상승, 절대평가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웠던 영어, 시간 압박이 컸던 수학 등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생명과학Ⅰ의 체감 난도가 가장 높았다"는 쪽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시험 직후 여러 유명 강사들이 생명과학Ⅰ을 직접 풀어보는 실시간 해설 영상을 올렸는데, 이들 강사조차 한 세트를 푸는 데 20~30분 가까이 걸렸습니다. 실제 시험 시간이 30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험생들이 받았던 압박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메가스터디 백호 강사는 생명과학Ⅰ에 대해 "출제 유형 자체는 예년과 비슷했지만, 개념형 문항 13개부터 난도가 눈에 띄게 높았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세포 매칭, 가계도, 근수축, 돌연변이 등 주요 단원에서 난도가 크게 상승했고, 추론형 7문항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입시 분석에서는 9월 모의평가와 문제 구조가 비슷했음에도 자료 해석형 문항이 앞쪽에 배치되면서 수험생들이 초반부터 시간을 크게 소모해 체감 난도가 높아졌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표준점수 변화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부 보도는 생명과학Ⅰ 만점자 표준점수가 작년보다 4점 오른 70점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는 시험이 단순히 어렵다는 의미를 넘어 상위권 변별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입시 전문가들은 또 다른 배경으로 N수생 증가와 '사탐런' 현상을 꼽습니다. 최근 의대 경쟁 완화 전망과 맞물리면서 과학탐구 선택자가 줄어든 점이 출제위원회의 난도 조절 방향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수능에서도 과학탐구는 성적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생명과학Ⅰ은 난도와 변별력이 동반 상승하면서, 해당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들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