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목포 화장실서 멈춘 30살 여성 인생... 남친인 '해경'의 만행이었다

전남 목포에서 연인을 숨지게 한 전직 해양경찰관 A씨(30대)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25년을 확정했습니다.


이 사건은 2023년 11월 16일, 광주지검 목포지청이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며 구형한 뒤 본격적인 법정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성범죄 전력이 있었던 인물이 해경으로 임용됐다가 살인 사건을 일으킨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논란을 불러온 사건입니다.


비극은 2023년 8월 15일 새벽 발생했습니다. A씨는 목포 시내의 한 술집에서 연인이던 피해자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다른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겼고, 오전 2시 13분께 B씨가 화장실에 들어가자 뒤따라 들어가며 상황이 다시 격해졌습니다.


전남 목포시 하당동의 한 상가건물 화장실에서 여자친구 A씨(30)를 살해한 가해자 / SBS '궁금한 이야기 Y')


A씨는 B씨의 말투를 자신을 비하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폭행했고, 신고가 두려워 목을 조르는 등 폭력 수위를 높였습니다. 피해자가 기절하자 A씨는 B씨를 화장실 칸에 두고 음식값을 계산하러 나간 뒤 다시 돌아와 주변 발소리에 놀라 또다시 피해자의 목을 조르는 등 범행 은폐에 집중했습니다.


범행 이후 A씨는 B씨가 단순히 만취해 쓰러진 것처럼 보이도록 머리와 팔을 변기 위에 올려둔 채 화장실 창문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이후 다시 돌아와 창문 틈으로 피해자의 상태를 살피는 행동을 반복했지만, 끝내 119 신고나 구호조치는 하지 않았습니다. B씨는 그날 오전 6시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씨는 인근 안마시술소에서 잠을 자다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조사 과정에서는 그가 2022년 1월 성적 영상 촬영·유포 혐의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해당 범죄는 경찰공무원법상 결격 사유에 포함되지 않아 내부 심사를 통해 해경 임용이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피해자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적시 구조가 이뤄졌다면 피해자가 생존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어 "피해자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30세 젊은 나이에 끔찍한 죽음을 맞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했고, A씨 역시 억울하다는 취지로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쌍방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대법원도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아 징역 25년이 최종 확정됐습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재판에서는 유족의 울분이 이어졌습니다. 유족은 "동생은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데, 가해자는 25년 뒤면 50대 중반"이라며 "한 번도 사과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반성했다는 것이냐"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현행 양형 기준은 이런 잔혹 범죄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