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60m 높이 보일러 타워 붕괴사고로 매몰된 작업자 7명 중 마지막으로 수습된 김모 씨(62)가 약 200시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15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울산 남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씨의 빈소는 깊은 슬픔에 잠겨 있었습니다. 상복도 미처 입지 못한 가족들 사이로 "아빠…"하며 흐느끼는 딸의 울음소리가 조용한 빈소에 울려 퍼졌습니다.
김 씨는 전날 오후 9시 57분께 잔해 속에서 수습됐습니다. 붕괴 후 약 200시간 동안 잔해에 묻혀있던 그는 이번 사고 희생자 7명 중 가장 늦게 발견됐습니다.
빈소 입구에는 사고 현장 공사 발주처인 동서발전과 원청업체 HJ중공업이 보낸 화환이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김 씨의 아들 A 씨는 "언론과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모든 상황이 수습되면 유족들의 입장문을 발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이번 사고로 희생된 7명의 유족이 구성한 협의체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전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마친 직후 김 씨의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A 씨의 두 손을 붙잡은 김 장관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두 번 다시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같은 장례식장에는 이번 사고로 사망한 김모 씨(44)와 이모 씨(65)의 빈소도 함께 마련돼 있습니다.
김 씨는 지난 9일, 이 씨는 지난 12일 각각 수습됐습니다. 이들의 빈소에도 깊은 적막이 흘렀고, 간혹 상복을 입은 가족들이 들어갔다 나오는 모습만 보일 뿐 조문객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처음 수습된 전모 씨(49)는 이날 오전 울산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을 갖고 영면에 들었습니다. 전 씨와 같은 날 수습된 이모 씨(61)도 고향인 충북 청주에서 발인을 마쳤습니다.
아직 발인하지 않은 희생자 5명의 유족들은 협의체를 통해 합동 발인 등 장례 일정을 논의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