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제일시장에서 발생한 트럭 돌진 사고의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가 급발진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페달 오조작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SBS는 사고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어제(13일) 오전 10시 55분경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67세 김 모 씨가 운전하던 1톤 트럭이 시장 보행로와 상가로 돌진해 2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다쳤습니다.
SBS와의 통화에서 트럭 운전자 김씨는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밟았는데 경찰서에 와보니까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고 한다"며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는 자신의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그는 "차가 그냥 그대로 감당도 없이 '왕' 하고 나가는 거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김씨는 사고 직전 후진한 이유에 대해 "앞에 차가 좀 빼달라고 해서 후진을 해줘야 그 차를 빼지 않나"라며 "뒤에 사람을 칠까 봐 꽁머리 살짝 틀려고 앞으로 살짝 했다가 뒤로 빼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20년 넘게 시장 거리 초입에서 생선 가게를 운영해온 김씨는 평소 오전 10시에서 10시 30분 사이에 항상 차를 몰고 가게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는 김씨의 주장과 다릅니다. CCTV 확인 결과 트럭 뒤쪽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지 않았고,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도로에 생기는 흔적인 스키드 마크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SBS가 확보한 여러 각도의 CCTV에서도 브레이크 등에 불이 들어오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또한 자신이 뇌혈관이 막히는 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어 매일 약을 복용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진단받은 지는 꽤 오래됐고 뇌경색도 좀 왔다고 하더라"며 "약은 계속 먹는데 그 약을 먹으면 좀 졸릴 수는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사고 차량은 시장 내 정차 지점에서 약 28m를 후진한 뒤, 갑자기 150m 가량 직진하며 사람들을 들이받았습니다. 소방당국은 직진 100m 지점에서 가장 많은 부상자가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김씨를 현장에서 긴급체포했으며, 음주 및 약물 검사에서는 모두 음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페달 오조작이 원인으로 보인다"면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도로교통공단에 감정의뢰해 사고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트럭의 사고기록장치(EDR) 분석을 국과수에 의뢰하고, 김씨의 과거 사고 이력도 조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