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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2015년 메르스 사태로 뒤돌아 본 허약한 행운의 경계 언급한 '살아야겠다' 출간

영문도 모른 채 메르스에 걸려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 있다.

인사이트북스피어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고열보다도, 구토보다도, 지구에 홀로 남은 듯한 고독이 가장 두려웠다"


31일 북스피어 출판사는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취급받는 이들의 고통을 기록한 김탁환 작가의 '살아야겠다'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정부도, 병원도, 옆 사람도 믿지 못하는 각자도생의 사회.


2014년 대형 해난 사고를 다룬 '거짓말이다'에 이은 김탁환 작가의 두 번째 사회파 소설이 나왔다.


이번엔 2015년 여름, 186명의 확진자와 38명의 사망자를 낸 메르스 사태를 환자와 가족의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그들은 왜 메르스에 걸렸고 얼마나 처절하게 투병했는가. 메르스가 지나간 자리 '완치' 판정을 받은 이들의 삶은 지금 어떠한가.


2015년 5월 20일 오전, 한국에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가 들어왔음이 공식 확인된다.


보건 당국의 방심으로 메르스 의심 환자가 신고된 날로부터 이틀이나 흐른 시점이었다.


병원 실명 미공개, 모호한 밀접접촉자 기준, 뒤늦은 추적 조사.


이어지는 안일한 대처에 어느 곳이 감염 위험에 노출된 장소인지 심지어 자신이 메르스 환자인지 판단할 방법조차 없었다.


영문도 모른 채 메르스에 걸린 사람들은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힘겹게 투병한다.


사망자가 속출하고 간신히 메르스를 이겨 내고 살아남은 이들도 '완치'라는 말이 무색한 후유증과 사회적 멸시에 내던져진다.


폐가 망가져 일상생활조차 어려워지고 바이러스에 희생당했으면서도 타인을 감염시킨 '가해자'로 비난받는다.


김탁환 작가는 누군가 메르스 사태를 불운한 개인의 비극이 아닌, 허술한 국가 방역 시스템과 병원의 잘못된 관습과 운영 체계가 만들어낸 사회적 참사라고 말한다.


작품 속에는 사회적 참사 속에 드러난 아직 살아있는 우리의 '행운'은 얼마나 허약하고 어리석은지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