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을 불과 37일 앞둔 홍명보호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지 못한 FIFA 랭킹 100위 엘살바도르를 최종 모의고사 상대로 택했다.
본선 준비의 마지막 퍼즐로 선택된 상대인 만큼 축구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40년 만에 국내 출정식까지 포기하며 내건 명분은 '현지 적응'이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만날 강호들과 체급 차이가 큰 팀을 낙점한 배경을 두고 전술적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축구계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축구연맹(FESFUT)은 전날 공식 홈페이지에 "6월 A매치 기간 한국 대표팀과 친선 경기를 치른다"고 발표했다.
경기는 6월4일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샌디의 아메리카 퍼스트 필드에서 열린다. 홍명보호는 이달 16일 최종 명단을 확정한 뒤 18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로 출국해 고지 적응을 위한 사전 캠프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번 월드컵 성패의 분수령은 '해발 1500m' 고지대 극복에 달려 있다. 조별리그 1, 2차전이 치러지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은 해발 약 1570m에 위치해 산소가 희박하고 공기 저항이 줄어 공의 궤적이 평소보다 빨라지는 특성이 있다.
평가전 장소인 아메리카 퍼스트 필드 역시 해발 약 1365m의 고지대로, 본선 경기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실전 리허설을 치르겠다는 계산이다. 고지대 경험이 부족한 선수단에 환경 적응력을 높여주겠다는 의도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986년 이후 40년 만에 국내 출정식을 생략하는 파격적인 결정도 내렸다.
협회는 "본선 개최지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시차와 고지대라는 이중고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현지 사전 캠프에 합류하는 것이 경기력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국내 행사 대신 현지 적응 기간을 최대한 확보해 '적응이 최우선'이라는 기조를 분명히 한 셈이다.
하지만 엘살바도르라는 스파링 파트너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멕시코(15위), 체코(41위) 등 본선 상대들과 전력 차이가 큰 100위권 팀을 상대로 전술적 완성도를 얼마나 점검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3월 유럽 평가전에서 무득점 연패를 당한 홍명보호가 '전력 점검과 분위기 회복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엘살바도르전은 홍명보호가 내세운 '고지대 해법'이 유효한 전략이었음을 경기 내용으로 직접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