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6일(수)

"제발 죽게 해달라" 캐나다 유명 여배우가 법원을 찾은 슬픈 사연

캐나다의 유명 여배우가 신체적으로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조력 자살을 허용해달라며 법원에 호소했다. 


5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몬트리올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제임스 프랭코 등 정상급 스타들과 수십 편의 영화에 출연했던 클레어 브로소는 심각한 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해 몇 달째 집 밖을 나오지 못하고 있다.


클레어 브로소 / GettyimagesKorea


월요일 온타리오 고등법원 앞에 선 브로소는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오늘 하루를 버텨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견디기 힘들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그녀는 과거 약물 과다 복용과 손목 긋기, 심지어 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땅콩을 먹는 등 여러 차례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으나 실패하자 결국 법적 수단을 찾게 됐다.


브로소는 헌신적인 가족과 친구, 사랑하는 반려견 올리브 등 주변에 '넘칠 만큼 풍족한 자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 고통을 더는 견딜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녀의 변호인 마이클 펜릭은 "클레어가 처한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며, 법원에 조기 심리 기일 잡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신체적 질병이 없는 그녀의 선택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언니 멜리사 모리스는 "동생의 결정을 포기로 보았기에 몹시 화가 났다"고 말했고, 어머니 메리 루이즈 키나한은 "어느 부모도 자식을 먼저 보내고 싶지 않지만, 아이가 겪는 엄청난 고통 또한 보고 싶지 않다"며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의료진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담당 정신과 의사 중 한 명인 마크 페퍼그래드 박사는 "그녀가 회복될 수 있다고 믿으며 조력 자살이 유일한 선택은 아니다"라고 반대했다. 반면 게일 로빈슨 박사는 "마음을 돌리길 바라지만 그녀의 결정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클레어 브로소 / GettyimagesKorea


브로소는 8살 때부터 일기에 죽음을 소망하는 글을 적었으며, 어린 시절 기찻길에 앉아 "내가 없는 것이 모두에게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공개 서한을 통해 지난 수년간 24가지 이상의 약물 복용과 행동 치료, 전기 충격 요법까지 시도했으나 효과가 없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2021년부터 캐나다의 '조력 사망(MAID)' 제도를 이용하기 위해 싸워온 브로소는 2024년 시민단체와 함께 정신 질환자를 조력 자살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녀는 장기 기증을 위해 병원에서 생을 마감할 의사가 있으나, 마지막 순간만큼은 사랑하는 이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기지 않도록 혼자 남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