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의 '시한부 거주' 기회를 두고 고민에 빠진 한 학부모의 사연이 올라와 화제다.
작성자 A씨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로, 최근 해외로 출국하는 시댁 어르신으로부터 약 2~3년 동안 청담동 자택과 반려견을 관리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임대료나 관리비 부담 없이 강남 핵심 입지에 거주하며 부부의 출퇴근 거리까지 단축할 수 있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남편은 "평생 살아볼 수 없는 동네에서 아이가 큰 물을 경험할 기회"라며 반기고 있지만, 정작 엄마인 A씨의 마음은 복잡하다.
가장 큰 우려는 자녀가 겪을 '상대적 박탈감'이다. 부유층 자녀들이 모인 학교 분위기 속에서 해외 경험이 적고 영어 실력이 평범한 아이가 혹여 위축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특히 지기 싫어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딸아이의 성격상, 친구들의 화려한 생활 수준을 목격하며 느낄 괴리감이 정서적 상처로 남을까 봐 두렵다는 입장이다.
2~3년 뒤 원래 살던 동네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도 걸림돌이다. 청담동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다시 환경이 바뀌면 교우 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는 우려다.
A씨는 "괜히 아이 허파에 바람만 들어가는 것 아니냐"며 강남 체험이 장기적으로 아이의 가치관 형성에 독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토로했다. 기회를 잡자는 남편과 아이의 정서를 우선하는 아내 사이의 갈등은 금세 네티즌들의 뜨거운 토론으로 번졌다.
현실적인 이득을 취해야 한다는 네티즌들은 "청담동 학군지와 인프라를 무료로 누리는 것은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아이에게 세상에는 다양한 계층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교육이다", "2년 동안 학원가만 잘 활용해도 학습 능력이 크게 오를 것", "엄마가 미리 겁먹고 아이의 잠재력을 가둘 필요는 없다"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박탈감보다는 환경이 주는 자극이 아이를 성장시킬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반면 작성자의 우려에 공감하는 신중론도 팽팽하다. 한 네티즌은 "아이들은 생각보다 영악하고 예민해서 부모의 재력을 금방 눈치챈다"며 "친구들은 방학마다 유럽 여행을 가는데 본인만 소외될 때 느낄 고립감은 부모가 대신 해결해 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강남의 소비 수준에 눈이 높아진 아이가 나중에 평범한 동네로 돌아갔을 때 겪을 역체감은 심각한 사춘기 방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환경 변화가 아이에게 미칠 영향은 자녀의 기질에 따라 다르다고 조언한다. 새로운 환경을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아이에게는 큰 기회가 되겠지만, 자존감이 외부 환경에 쉽게 휘둘리는 성향이라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남 한 달 살기'를 넘어선 '강남 몇 년 살기'가 평범한 가정의 아이에게 신분 상승의 사다리가 될지, 아니면 닿지 못할 곳을 바라보는 상처가 될지를 두고 온라인 공간의 설전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