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삼성전자가 직원들에게 지급한 경영성과급 가운데 '목표 인센티브'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며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29일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전직 삼성전자 직원 15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성과급이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는지, 임금에 해당한다면 평균임금 산정에 반영해야 하는지였습니다.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된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으로, 평균임금이 오르면 근속연수 1년당 30일분으로 계산되는 퇴직금도 함께 늘어납니다.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에 대해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지급 기준이 되는 평가 항목의 기능과 목적, 내용, 평가 방식 등을 종합하면 취업규칙에 따른 회사의 지급 의무 발생이 근로 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본 것입니다.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정해진 '고정적 금원'이라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이번 판단은 "성과급은 평균임금에 포함되기 어렵다"는 취지로 이어져 온 하급심 판단에 제동을 건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대법원은 성과급을 모두 같은 성격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와 규모가 크게 달라지는 성과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기존 논리를 유지하면서도, '목표 인센티브'처럼 구조가 상대적으로 고정적인 항목에 대해서는 평균임금 산입 가능성을 열어둔 것입니다.
업계가 이번 판결을 예의주시해 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대기업의 성과급 체계는 대체로 '고정형' 요소와 '변동형' 요소가 함께 섞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성과급이라는 이름이 같더라도 지급 구조는 제각각입니다. 지급 기준이 사실상 정해져 있거나 개인의 업무 평가와 직접 맞물린 항목이라면 '임금'으로 볼 여지가 커지고,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다툼도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성과급이 퇴직 직전 3개월에 지급되는 구조라면 평균임금 변동 폭이 커져 분쟁의 불씨가 되기 쉽습니다.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해 성과급의 평균임금 포함 여부를 놓고 소송이 진행 중이거나 잠재 분쟁을 안고 있는 기업들도 이번 판결의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 판결에서 임금성이 부정된 사례가 있더라도,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인 '지급 의무가 언제 발생하는지', '지급 기준이 얼마나 고정돼 있는지', '근로 제공과 얼마나 밀접한지'에 따라 쟁점이 다시 구성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취업규칙과 지급 기준 문구, 그리고 실제 운용 방식이 법원에 어떻게 비칠지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갔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LG디스플레이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경영성과급(PS·PI)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하는지를 두고 전직 직원들과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원고 측은 회사가 지급한 PS·PI도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며, 이를 제외하고 산정한 퇴직금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법원은 PS·PI가 개인의 근로 성과보다는 회사 전체 실적과 업황, 경영 판단에 더 크게 좌우되고, 매년 지급 여부와 규모가 달라지는 점 등을 들어 임금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회사 손을 들어줬습니다. 다만 원고 측이 이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현재 사건은 2심에서 다시 심리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법원 판결로 성과급의 성격을 지급 구조와 기준에 따라 구분해야 한다는 법리가 정리된 만큼, LG디스플레이 소송의 향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