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31일(토)

룰루레몬 16만원 레깅스, 너무 비쳐 항의하자 "살색 속옷 입으세요"

캐나다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브랜드 룰루레몬이 신제품 레깅스의 투명도 문제로 소비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자, 제품 설명에 특정 속옷 착용을 권하는 안내문을 추가하며 논란을 수습하려 나섰습니다.


24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룰루레몬은 올해 초 '겟 로우(Get Low)' 레깅스를 108달러(약 16만원)에 출시했습니다. 회사 측은 이 제품이 심리스(seamless) 디자인과 뛰어난 신축성으로 고강도 운동 시 허벅지와 둔부를 효과적으로 지지하며 체형을 보정해준다고 마케팅했습니다.


하지만 구매 고객들은 원단의 과도한 얇음으로 인한 투명도 문제를 강력히 제기했습니다. 룰루레몬 북미 온라인 매장에는 "속옷의 윤곽이 선명하게 비친다", "엉덩이 부위가 완전히 노출된다", "몸을 구부리면 내부가 모두 드러난다"는 구매후기들이 연이어 게재됐습니다. 특히 허리를 숙이거나 스쿼트 자세를 취할 때 엉덩이가 투명하게 비쳐 정상적인 운동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Instagram 'lululemon'


룰루레몬은 출시 3일 만에 북미 온라인 스토어에서 해당 상품의 판매를 긴급 중단했습니다. 이후 북미 온라인 매장에 "한 사이즈 큰 제품을 주문하고, 살색의 심리스 속옷을 반드시 착용하라"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추가한 뒤 21일부터 판매를 재개했습니다.


룰루레몬은 이날 공식 성명에서 "고객들의 피드백을 심각하게 수용하고 있다"며 "고객의 올바른 구매 선택을 돕기 위해 핏과 사이즈, 기능성에 관한 새로운 가이드를 반영해 제품 정보를 개선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룰루레몬의 신제품 출시 실패는 이번이 첫 사례가 아닙니다. 2024년 7월에는 '브리즈스루(Breezethrough)' 제품이 착용 시 형태 변형 문제로 비판받으며 판매 중단됐습니다. 2013년에는 레깅스 투명도 이슈로 전체 생산량의 17%를 리콜 조치한 바 있습니다.


지속되는 품질 관리 논란은 경영진에 대한 책임 추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룰루레몬 창립자이자 주요 주주인 칩 윌슨은 "룰루레몬이 오랫동안 매력을 상실해왔다고 여겨왔지만, 이제 이 기업이 기능성 의류 업계 선도기업으로서 완전히 방향을 잃었음이 분명해졌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현 이사회에 책임을 물었습니다.


룰루레몬은 작년 12월 캘빈 맥도널드 최고경영자(CEO)가 후계자 없이 사임하면서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있습니다. 칩 윌슨은 새 CEO 선임에 앞서 이사회 쇄신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신임 이사 3명의 선임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룰루레몬 지분 10억달러 이상을 매입한 후 전 랄프 로렌 임원 제인 닐슨을 차기 CEO 후보로 지원하며 이사회에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레깅스 투명도 사태가 윌슨과 엘리엇 측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1998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설립된 룰루레몬은 요가복으로 명성을 쌓으며 성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알로(Alo), 뷰오리(Vuori) 등 고급 스포츠웨어 브랜드들과의 경쟁 심화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룰루레몬 주가는 작년 한 해 동안 약 50% 급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