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K-의료관광객 117만 명 사상 '최대 기록'... 하지만 피부·성형이 77.3%, '편중 문제' 남았다

한국 의료관광이 외국인 환자 유치에서 역대 최고 성과를 거뒀지만, 미용 분야 편중과 지역 불균형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4일 야놀자리서치가 발간한 'K-의료관광의 현황과 질적 성장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2024년 외국인 환자가 117만 명을 기록해 팬데믹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 49만 7000여 명의 두 배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의료비 부담과 고령화 문제가 심화되면서 치료 목적의 해외 이동이 늘어난 가운데, 한국이 이러한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408달러(약 354만 원)로 일반 관광객보다 훨씬 높아, 의료관광이 국내 관광산업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관영 야놀자리서치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의료 기술, 가격 경쟁력, K-컬처 인지도까지 모두 갖추면서 의료관광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환자가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중(85.4%)과 피부·성형 편중(77.3%)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됐습니다. 


지역과 진료 분야의 균형 잡힌 성장 없이 특정 분야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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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국 의료의 원래 강점인 암·심장질환 등 중증 치료 분야의 회복이 더딘 점도 우려 사항으로 꼽혔습니다.


지난 2024년 외국인 암 환자는 7147명으로 2019년 약 1만 1000명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보고서는 "K-뷰티 중심의 미용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실제 치료 목적의 환자 시장에서는 한국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환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의료기술 신뢰도는 매우 높게 나타났지만, 이용 편의성과 외국인 환자 전용 서비스, 사후관리 항목의 만족도는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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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의료관광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5가지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1. 거버넌스 일원화를 통한 범정부 통합 컨트롤타워(가칭 K-MTA) 설립 

2. 신뢰 기반 강화를 위한 '유치사업자 등록제'의 '인증제' 전환과 표준계약서 의무화 

3. 사후관리 개선을 위한 귀국 환자 대상 비진료 목적 원격상담 허용

4. 콘텐츠 다양화를 통한 중증 치료와 지역 웰니스(스파·숲 치유 등) 연계 상품 개발 

5. 전 과정 지원을 위한 '환자의 탐색~예약~진료~관광~사후관리' 통합 플랫폼 구축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지금의 성과는 절반의 성공"이라며 "뷰티·미용 분야로 들어온 관심을 암·심장질환·건강검진 등 한국 의료의 핵심 분야로 확장하고, 치료 후 지역 웰니스와 연계한 회복형 관광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K-컬처가 만들어 준 지금의 의료관광 골든타임은 영원하지 않다"며 "규제 혁신과 인프라 투자를 통한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 없이는 지금의 실적이 반짝 특수로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