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연습장에서 연습하던 남성이 튕겨 나온 공에 맞아 한쪽 눈을 실명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12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경기 안양의 한 스크린 골프연습장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사고가 소규모 체육시설의 안전관리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골프 연습 중이던 A씨는 골프채를 휘두른 직후 얼굴을 감싸 쥐고 쓰러졌습니다. 튕겨 나온 골프공이 왼쪽 눈을 직격한 것입니다.
"얼굴은 뭐 피 범벅되고 난리가 나서. 계속 누가 망치로 치는 느낌이고"라고 A씨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어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A씨는 결국 왼쪽 눈 실명 진단을 받았습니다.
골프공이 타석 옆 벽면을 맞고 튕겨 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A씨는 "가벽 옆에 부분이 이렇게 다 까져 있는 거예요. 내가 여기가 맞아서 나한테 공이 직접 날아왔구나"라며 시설 관리 부실을 지적했습니다.
골프연습장 운영업체는 "1년 전 충격 흡수제를 보강 설치했는데도 사고가 났다"며 "정확히 공이 어디를 맞고 튕겨 나온 건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업체 측 과실을 인정해 지난 8월 운영업체 대표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실내골프연습장은 소규모 체육시설업으로 분류되어 매년 두 차례 안전점검을 받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타석 간 거리와 충격 흡수 여부 등을 운영업체가 스스로 조사한 뒤 지자체에 결과만 보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부실 점검이나 허위 보고를 걸러내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백승주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는 "(점검이) 형식적일 수밖에 없고 그리고 영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안전시설을 등한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각을 놓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봅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골프연습장도 그동안 반기별로 안양시 동안구청에 자체 시설점검 결과를 보고해왔지만, 구청의 현장점검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구청 관계자는 "담당자 1명이 430여 곳을 관리하고 있어 일일이 현장을 점검하는 건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