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전과자가 또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후, 지인에게 거액을 약속하며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12일 MBC 보도에 따르면 최근 주황색 신호에 사거리를 통과하던 차량이 갑작스럽게 오른쪽에서 나타난 흰색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충돌로 인해 앞쪽 측면을 크게 손상당한 차량은 인도 방향으로 밀려나 연석에 부딪힌 후에야 정지했습니다.
사고를 일으킨 흰색 차량은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은 채 신호를 무시하고 질주했으며, 직진 중이던 택시와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신호위반을 한 가해 차량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사고 현장을 확인한 후,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차량을 그대로 두고 도주했습니다.
사고 발생 18시간 후, 가해 차량의 소유주가 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허위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실제 운전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결정적 단서는 복장이었습니다. 차량 소유주가 집을 나설 때는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있었지만, 사고 현장의 운전자는 긴팔과 긴바지 차림이었던 것입니다.
실제 운전자는 차주 친구인 30대 남성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남성은 차주 등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신 후 차량을 빌려 운전하다 사고를 냈으며, 차주에게 2억 원 상당의 금전을 약속하고 허위 자수를 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남성은 수차례 음주운전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으며, 사고 당시에도 운전면허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증거인멸 시도입니다. 이 남성은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견인차 기사 2명에게도 금전을 약속하고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실제 운전자인 30대 남성을 무면허 운전, 뺑소니,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또한 차량 소유주와 견인차 기사 등 총 5명을 범인도피 및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