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소방청에 JTBC와 MBC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지난 10일 백승두 소방청 대변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에서 열린 이상민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상세히 증언했습니다.
백 대변인의 증언에 따르면, 계엄 선포 후 진행된 소방청 회의에서 허석곤 전 소방청장은 "장관이 전화가 와서 단전·단수를 언급하는데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배덕곤 전 소방청 기획조정관이 "단전·단수는 우리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고, 허 전 청장은 "그렇지"라고 동의했다고 백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당시 회의 참석자들 대부분은 단전·단수 언급이 소방청 업무 범위가 아니라는 점에 공감하는 분위기였으며, 부적절한 지시라는 인식이 공유됐다고 백 대변인은 증언했습니다.
특검 측이 단전·단수 대상에 대해 질문하자, 백 대변인은 "그때 듣기로 JTBC, MBC로 기억한다"고 답변했습니다.
또한 "회의 석상에서도 단전·단수 얘기나올 때 과장들한테 묻고 (단전·단수 대상이) 국회냐 물었는데 언론사 언급되는 거 같다는 얘기를 회의 석상에서 들었느냐"는 특검의 추가 질문에 대해서는 "그때도 방송국 얘기를 들었다"며 "MBC와 JTBC는 옥상에서 들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습니다.
다만 백 대변인은 이 전 장관이 소방 업무를 잘 몰라서 발생한 '단순 해프닝'으로 당시 상황을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전 장관은 계엄법상 주무 부처 장관임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한 계엄 선포를 방조하고,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순차 공모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아울러 지난 2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전기나 물을 끊으려 한 적 없고,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런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고 위증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