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내 사망보험금인데 내가 써야지"... 사망보험 연금화 일주일만에 500건 신청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지난달 31일 출시한 종신보험 유동화 서비스가 출시 첫 주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생명, KB생명 등 5대 생보사에 따르면, 공동으로 시작한 이 서비스는 이달 6일까지 5영업일 동안 478건의 신청을 기록했습니다.


하루 평균 100건씩 접수되는 이 같은 수치는 제도 도입 초기 홍보 부족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업계에서는 향후 더욱 빠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서비스는 기존에 사망 시에만 지급받을 수 있던 보험금을 최대 90%까지 연금 형태로 미리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금융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사망보험금 1억원, 예정이율 연 7.5%의 종신보험에 총 2,088만 원을 납입한 고객이 70% 비율로 유동화를 신청하면, 20년간 매월 14만 원씩 총 3,274만 원을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사망보험금으로는 3,000만 원이 남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미코노미 트렌드의 확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제활동에서 자신을 최우선으로 두는 미코노미 문화가 MZ세대를 넘어 중장년층과 시니어층까지 번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본래 종신보험은 사망 후 가족의 생활비 마련을 목적으로 하지만, 생전에 본인이 직접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급등하는 물가도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작년 전국 5,331가구 8,7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0차 국민 노후보장패널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 중고령자가 생각하는 적정 노후 생활비는 부부 기준 월 297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21년 조사 대비 20만 원 증가한 수치입니다.


주택을 활용한 연금 수령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주택연금 가입자들이 수령한 총액은 2조 6,4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 늘어났습니다.


2020년 1조 2,105억 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규모입니다. 


주택연금 신규 수령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연평균 1만 4,712명이 새로 가입했는데, 이는 직전 3개년 평균인 1만 653명보다 40,00명 이상 많은 수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