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현직 검사장, '대장동 항소 포기'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에 "사퇴하라" 문자

검찰 내부에서 전례 없는 갈등이 표면화되었습니다. 현직 검사장급 인사가 검찰총장 권한대행에게 직접 사퇴를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박영진 전주지방검찰청 검사장(現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17일 대전광역시 대전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4.10.17 / 뉴스1


지난 8일 박영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전주지검장)은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에게 "검사로서 법치주의 정신을 허물고 정권에 부역하여 검찰에 오욕의 역사를 만든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하시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직접 발송했습니다. 이는 검찰이 7일 밤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에 대한 항소를 포기한 결정에 대한 강력한 항의 표시입니다.


또한 박 연구위원은 노 권한대행을 "당신"이라고 지칭하며 "검찰 선배, 일선 검사들에 대한 지휘권자로서 인정하지 않겠다"고 비판했습니다.


사퇴 요구는 노 권한대행에게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박 연구위원은 이진수 법무부 차관과 성상헌 법무부 검찰국장에게도 "장관을 잘못 보좌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로 사퇴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차순길 대검 기획조정부장도 사퇴 요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연구위원은 전주지검장 재직 시절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긴 바 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수사도 담당했습니다. 


박 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인 지난 7월 검찰 간부 인사에서 법무연수원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11.10 / 뉴스1


박 연구위원을 넘어, 검찰 조직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대검찰청이 운영하는 '전국 검사장 단체대화방'에는 항소 포기와 관련한 법무부와의 논의 내용, 법무부의 항소 포기 지시 여부,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의 표명 이유 등을 설명해달라는 메시지가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현직 검사장들은 노 권한대행을 향해 항소 포기를 결정한 배경과 논의 과정을 소명하라며 항의의 뜻을 표명했습니다.


이 대화방에는 노 권한대행과 서울중앙지검에 '항소 포기' 지시를 전달한 박철우 대검 반부패부장, 정진우 검사장 등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