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김용희 롯데 2군 감독 아버지 유니폼 입고 우승... 김재호, KPGA 투어 첫 우승

프로골프계에 감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팀 김용희 감독의 아들 김재호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에서 생애 첫 우승이라는 꿈을 이뤄냈습니다.


김재호는 지난 2일 경기 여주시 페럼 클럽(파72)에서 진행된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를 기록했습니다.


합계 2언더파 286타로 이유석, 최진호, 황중곤과 동점을 이루며 연장전에 돌입하게 됐습니다.


KPGA


18번홀(파5)에서 벌어진 1차 연장에서 김재호는 버디를 성공시켜 파에 머문 다른 세 선수를 제치고 극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2008년 프로 데뷔한 김재호는 올해 43세로, KPGA 투어에서 40대 나이로 첫 승을 기록한 8번째 선수가 됐습니다. 가장 최근 기록은 2017년 김성용이 유진그룹 전남오픈에서 41세 2개월 15일의 나이로 우승한 것이었습니다. 김재호에게는 2012년 KPGA 선수권과 2019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준우승이 개인 최고 성적이었으나, 이번에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습니다.


대회 기간 동안 김재호의 경기력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첫날 공동 20위에서 시작해 2라운드에서 공동 18위로 올라섰고, 3라운드에서는 공동 1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3라운드에서는 아버지 김용희 감독의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 상의를 입고 경기에 나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김재호는 "아버지께서 늘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하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라며 "유니폼을 입는 게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 어릴 적부터 내게 큰 의미가 있었던 팀이라 특별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KPGA


우승을 결정짓는 순간은 매우 극적이었습니다.


정규 라운드 18번홀에서 김재호는 티샷을 330야드 보낸 뒤 두 번째 샷으로 그린 왼쪽 31야드 지점까지 공을 보냈습니다.


세 번째 샷을 홀 1.2m에 붙이고 버디 퍼트로 마무리해 연장전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같은 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 김재호는 세 번째 샷을 홀 50cm에 붙이며 우승을 예약했습니다.


황중곤과 최진호에 이어 이유석이 차례로 버디 퍼트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김재호는 차분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부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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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는 우승으로 상금 2억원과 함께 KPGA 투어 2년 시드를 획득했습니다.


그는 "사실 나이가 들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체력적으로나 힘으로 젊은 선수에게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라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김재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새로운 목표가 있다면 PGA 챔피언스 투어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Q스큘이 없어져서 일본이나 아시안투어 도전을 생각 중입니다. 죽을 때까지 골프를 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한편 김봉섭과 박은신이 합계 1언더파 287타를 기록해 공동 5위에 올라 제네시스 포인트 70위로 내년 시드를 확보했습니다.


시즌 3승으로 제네시스 대상 1위를 예약했던 옥태훈은 함정우, 이태희와 함께 공동 7위를 기록하며 남은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대상을 확정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