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회 연속 불출석 끝에 내란 재판에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을 직접 신문하며 격렬한 공방을 벌였습니다.
지난달 31일 JTBC에 따르면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약 15분간 곽 전 사령관을 상대로 직접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입장을 강력히 피력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에게 계엄 당시 상황에 대해 충분히 묻지 않았다며 책임을 돌렸습니다.
그는 "장관한테 '이게 어떤 계엄이고 규모가 어느 정도 군이 투입되며 정말 확 엎는 겁니까?' 이런 것을 물어볼 만한 궁금증이 안 생기셨을까요?"라고 추궁했습니다.
그러자 곽 전 사령관은 "솔직히 말해서 제가 되묻고 싶은 부분이다"라며 반박했습니다.
그는 "이게 평상시에 될 상황도 아니고 될 수도 없는데 '안 됩니다'라는 얘기의 과정이 분명히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전 세계로 중계방송이 될 텐데 본회의장에 특수부대가 들어가서 의원들을 끄집어내고 그러면 진짜 아무리 무슨 독재자라고 해도 성하겠습니까?"라며 그런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거듭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곽 전 사령관은 울먹이며 지시가 분명히 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 같다. 지금도 TV 보면 그 생각이 계속 든다. 잠자다가도 생각이 난다"라며 당시 상황의 충격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의원들이 보이는 모습을 그때 같이 봤다. 이 말씀 하실 때 그런데 제가 그것을 어떻게 잊나"라고 말했습니다.
'질서 유지 목적의 군 투입'이라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도 곽 전 사령관은 선을 그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질서유지 하러 들어갔다는 게 머릿속에 있는 거네요?"라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말씀하신 질서유지는 도저히 제가 수긍할 수 없고, 그 전이 됐든 중이 됐든 질서유지·시민 보호라는 말 자체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에게 신문할 때 크게 손짓을 하거나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보이는 등 감정적인 반응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오는 3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기일을 진행합니다.
지난 기일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을 상대로 한 윤 전 대통령측의 반대신문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기일에 이어 이날 재판에도 출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