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개최 중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현장을 지키는 경찰과 소방대원들의 열악한 처우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31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APEC 기간 동안 하루 최대 1만9000명 규모의 경찰 인력이 경주 전역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소방당국 역시 24시간 비상 체계를 가동하며 화재와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제공되는 식사와 숙소 환경은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관들은 종일 야외에서 교대 근무를 하며 차량 안에서 급하게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한 경찰관은 "도시락 오면 차 안에서 먹는다. 지나가기 전에 한 시간 전에 나와서 준비하다가 끝나면 잠깐 차 안에서 대기한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습니다.
단가 1만원으로 책정된 도시락은 김 가루와 생선조림 몇 개가 전부일 정도로 부실했으며, 일부 경찰들에게는 소비기한이 임박한 샌드위치가 제공되기도 했습니다.
숙소 문제는 더욱 심각했습니다. 낡은 시설에 분홍빛 침대를 2명이 함께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일부는 바닥에서 잠을 청해야 했습니다. 특히 소방대원들의 경우 아예 숙소가 제공되지 않아 소방차 안에서 교대로 24시간 대기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방 관계자는 "예약을 할 수 있는 업소 명단을 예전에 받긴 받았었다"며 "근데 문 닫은 곳도 많고 소규모고(라서 예약을 못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PEC 준비기획단 측은 "경주에 숙소 수가 많지 않다"며 "울산, 포항 등으로 넓혀서 잡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숙소비와 식비 등은 모두 지급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