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나는 주100시간 근무, 주80시간 근무가 왜 이슈냐"... 런베뮤 청년 과로사에 전공의가 한 말

한 전공의가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발생한 20대 청년의 '과로사' 의혹을 두고 "선택적 공감"이라며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런던 베이글 과로사 기사에 본인들이 더 힘들다고 주장하는 의사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의사로 추정되는 누리꾼 A씨는 자신의 SNS에 "주 80시간 과로사가 이렇게 이슈될 일인가? 물론 돌아가신 분이야 안타깝고, 산재 받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주 100시간씩 일하면서 '처단한다'는 협박을 듣고 있는 직종도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자영업자들도 물론 (근무 시간이) 주 80시간을 넘을 거다. 거기에 사람마다 역치가 다르다고 주장하는 건 오버라고 생각한다"면서 "선택적 공감이 역겹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Instagram 'london.bagel.museum'


의료진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A씨의 입장에 동조하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한 누리꾼은 "법적으로 당당히 주 52시간 이상 굴려도 되는 직업은 의사(전공의)다. 심하면 주 130시간도 일했는데 그 상한을 주 80시간으로 정해둔 게 불과 몇 년 전이지만, 일선 현장에선 지키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공감을 표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주 80시간 근무가 살인적인 것도 맞고 이슈될 일도 맞다. 근데 왜 베이커리에서 일한 사람의 근무 조건은 이슈화되는데, 주 80시간 넘게 일하는 전공의들에게는 당연한 거냐? 그리고 그걸 문제 삼으면 왜 어김없이 사명감 타령을 하는 거냐"고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특히 한 누리꾼은 지난 2019년 2월에 주 105시간 일하고 당직실에서 숨진 뒤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소아과 전공의 사례를 언급하며 "다시금 이 일이 떠오른다. 선택적 공감이라는 말이 너무 와닿고 참담하다"고 A씨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이외에도 "젊은 의사들은 다 주 80시간 이상 일한다", "저도 보면서 전공의부터 생각났다. 그 누가 전공의 근무 시간에 관심이라도 줬는지", "물론 기저질환 있는 분들에게는 과로가 악화 요인일 수는 있겠지만 그걸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라고 하려면 대한민국 전공의는 다 죽었어야 한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이 지난달 11~26일 전국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3.1%가 주 72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행 전공의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에는 전공의 수련 시간 상한이 주 80시간으로 명시되어 있지만, 이를 초과해 근무하는 전공의도 27.8%에 달했습니다. 이 중에서는 주 104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전공의도 3.3%가 있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전체 응답자 중 77.2%(782명)는 '과다한 근무로 건강 악화를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건강이 악화해도 75.9%는 병가나 연가 사용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했으며, 근로기준법에 따른 휴게시간을 실제로 보장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24.5%만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하소연을 본 누리꾼들은 "사람 늘려준다니까 게거품 물면서 싫대놓고 어쩌라는 거냐", "힘든 건 알겠는데 타 직종 사람이 과로사했다는 거에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지능이랑 성적이 정말 관련 없는 것 같다", "힘들면 그냥 의사를 그만두시라"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