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통일교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했으며, 김 여사가 "잘 받았다"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성배 씨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전씨는 이날 재판에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하며, 이전 수사기관 진술과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
앞서 전씨는 김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가방과 목걸이를 받았지만 잃어버려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재판부가 진술 번복 이유를 묻자 전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전달 과정에 대해 모면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법정에서는 진실을 말하고 처벌받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김건희에게 전달하라고 한 과정에서 중간에 심부름하는 사람이 유경옥(전 대통령실 행정관)이기 때문에 '유경옥에게 전달했다'고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씨는 "수사 과정에서 김건희 또는 김건희 측 인사와 협의해 다르게 진술한 것이냐"라는 물음에 "기억이 왔다 갔다 한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한 재판부가 금품 전달 후 김 여사와 통화한 적이 있는지 묻자 "(김 여사가) 물건 받은 것을 확인했다"며 "(김 여사가) 잘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물건을) 꺼리면서 받았는데, 한 번만 받은 게 아니고 세 번에 걸쳐서 건넸기 때문에 (나중에는) 쉽게 받은 것 같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날 법정에서는 전 씨에게 샤넬 가방과 목걸이를 전달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김 여사 간 통화녹음 파일이 재생되기도 했습니다.
김 여사는 20대 대선 직후인 2022년 3월 30일 '건희2'로 알려진 휴대전화로 윤 전 본부장에게 연락해 "전 고문(전성배)이 연락드리라 한 지 오래돼서... 이 번호는 비밀리에 하는 번호라 늦게 연락드려서 죄송하다"며 "이번에 여러 가지 도와줬다는 말을 듣고 너무 감사했다. 이번에 애 많이 써주셨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윤 전 본부장은 "한학자 총재는 애초에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저희가 교회만이 아니라 이렇게 학교나 전체 대한민국, 조직과 기업체까지 동원해서 한 건 처음"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김 여사는 "총재님께 인사드려야 하는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비공개로 비밀리에 인사드리겠다"며 "노력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화답했습니다.
김 여사는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뒤인 2022년 7월 15일에도 윤 전 본부장과 통화하며 "신경 써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고, 윤 전 본부장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여사는 "한학자 총재께서 드신다는 인삼가루도 제가 먹고 있는데, 몸이 안 좋았는데 먹다 보니 도움이 되는지 몸이 좋더라"고도 말했습니다.
특검팀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7월 5일 김 여사에게 전달할 샤넬 가방과 함께 천수삼농축차를 전씨에게 건넸는데, 김 여사는 해당 제품을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검팀은 지난 21일 전씨로부터 임의로 제출받아 압수한 샤넬 가방 3개와 샤넬 구두 1개, 그라프 목걸이의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전씨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 목걸이를 전달받아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김 여사는 샤넬 가방 2개를 유 전 행정관을 통해 샤넬 가방 3개와 구두 1개로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씨는 지난 24일 김 여사의 재판에서 김 여사가 지난해 자신에게 연락해 해당 물품들을 돌려줬고, 물건들을 자신의 집에 보관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재판부가 "가방이나 신발은 사용감이 있느냐"고 묻자, 특검팀은 "보시면 신발은 스크래치도 나 있고, 가죽도 사용감이 있다"며 "실물은 필요하면 제시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날 특검팀은 전 씨가 각종 인사 청탁을 자신에게 전달한 브로커와 주고받은 메시지, 전 씨가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에게 인사 청탁을 하는 내용의 메시지 등도 공개했습니다.
전 씨는 2022년 4∼7월께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을 받고 샤넬 가방과 고가의 목걸이 등을 받아 김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들로부터 각종 청탁을 받고 2억 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창욱 경북도의원으로부터 국민의힘 공천을 받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 원을 받은 혐의 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