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인천발 파리행 항공기, 기존 항로 대신 북극 지나 15시간 비행... "뉴욕 가는 줄 알았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에어프랑스 항공편이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비행경로를 택해 승객들을 당황시켰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럽행 항공편은 서쪽 방향으로 직항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이번 항공편은 동쪽으로 향해 태평양을 건너는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27일 아시아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25일 오전 8시 30분 인천공항을 출발한 에어프랑스 AF267편은 북극항로라고 불리는 특수한 비행경로를 이용했습니다. 이 항공편은 태평양과 북미 대륙, 북극권을 차례로 거쳐 파리에 도착했으며, 총 비행시간은 15시간 2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북극항로를 이용한 에어프랑스 AF267편 / Flightradar24


평상시 중국과 중앙아시아 또는 러시아 상공을 경유하는 기존 항로의 경우 평균 13시간 41분이면 충분한 거리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북극항로 운항으로 인해 비행시간이 1시간 30분가량 추가로 연장되면서 승객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해당 항공편에 탑승했던 승객 A씨는 아시아경제에 "뉴욕행 비행기를 잘못 탄 줄 알았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A씨는 "유럽 가는 비행기가 태평양을 건너 북극 위로 돌아가는 경우는 난생처음 봤다"며 "북극항로를 한번 거쳤다고 큰 문제는 없겠지만 우주방사선 노출이 걱정된 것도 사실이다"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처럼 이례적인 항로 변경이 발생한 배경에는 중국 군사훈련에 따른 노탐(NOTAM·항공고시보) 발효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국가에서 노탐을 발효하면 항공기의 공항이나 영공 진출입을 제한할 수 있어, 기존 항로 이용이 불가능해진 상황이었습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들은 우주방사선 피폭이나 비행시간 연장 같은 문제 때문에 북극항로를 거의 운영하지 않고 있다"며 "대신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중동항로'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