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여사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첫날인 31일 영부인 주최 오찬에서 선보일 한식 메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K-푸드 전도사를 자처한 김혜경 여사의 이번 오찬은 한식 세계화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 26일 복수 여권 관계자들은 미쉐린 가이드 원스타를 받은 온지음 레스토랑의 조은희 수석 셰프가 경북 경주의 한 문화 공간에서 한식 파인다이닝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온지음 레스토랑은 지난 3월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2025' 시상식에서 10위에 오른 한식당으로 유명합니다.
조은희 수석 셰프는 국가무형유산 38호 궁중 음식 이수자로,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에게 요리를 배운 후 연구원에서 조교로 활동했습니다. 흥미롭게도 한복려 원장이 2005년 부산 APEC 당시 권양숙 여사 주최 영부인 오찬을 자문한 지 20년 만에 그의 제자가 이번 영부인 오찬을 맡게 된 것입니다.
김혜경 여사의 최근 활동은 한식 글로벌화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김 여사는 지난달 24일 현지시각 방미 기간 중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 K-푸드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전 세계에 한국 음식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지난 6일 방영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도 "퓨전이 아닌 정통 한식이 글로벌에서 더 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은희 수석 셰프의 선정은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인 김민석 국무총리의 직접적인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김 총리는 지난달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온지음을 방문해 직접 음식을 시식했습니다.
저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전국 각지의 맛집을 소개할 만큼 미식가로 알려진 유홍준 관장의 추천으로 이루어진 방문이었습니다.
김민석 총리는 이후에도 경주에서 두 차례에 걸쳐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함께 온지음이 주관하는 현장 시식회를 개최했습니다.
김 총리는 지난 23일 경주에서 진행된 출입기자 차담회에서 "소소한 섬세함까지 신경을 썼다"며 영부인 오찬을 "매력적인 디테일화"를 추구한 사례로 언급했습니다.
31일 영부인 오찬에서는 쇠고기와 야채를 넣은 밀쌈말이와 석류탕(석류 모양으로 빚은 만둣국) 등 전통 한식 메뉴로 구성된 코스가 진행된 후 한국 전통을 살린 '반상'이 제공될 계획입니다.
여권 관계자는 "알레르기 등 총 21개국 영부인의 특이식까지 일일이 신경을 써 상당히 품이 많이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퍼스트레이디들을 상대로 한식을 홍보할 매우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