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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사진에서 '낙태 찬성'이라는 단어를 발견한 엄마

타인의 증오 섞인 시선을 견디기 힘들어 지난 7년간 꼭꼭 어둠 속에서 숨어 지내온 9살 소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Twitter 'Nataliew'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엄마는 딸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아기를 어둠 속에 숨겨 지내왔다.


하지만 최근 충격적인 트위터 게시글을 발견한 소녀의 엄마는 더는 딸을 숨기지 않기로 했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리틀 띵스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Charlotte) 출신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9살 소녀 소피아 위버(Sophia Weaver)의 사연을 전했다.


엄마 나탈리 위버(Natalie Weaver)와 아빠 마크 위버(Mark Weaver)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딸 소피아는 난치병인 레트 증후군(Rett syndrome)을 앓고 있다.


레트 증후군은 여자아이에게만 발병하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퇴행성 신경 질환으로 1살 때부터 언어나 운동능력이 뒤떨어지게 된다.


인사이트Twitter 'Nataliew'


소피아는 이 병으로 심각한 얼굴 기형도 생겼다. 


치아와 잇몸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큰 입을 갖고 태어난 소피아는 외모 때문에 증오 섞인 주변 시선을 견뎌내야만 했다.


엄마도 타인의 험담 섞인 말과 시선을 견디기 힘들어 소피아를 지난 7년간 꼭꼭 숨겨 지내왔다.


그러던 어느 날 트위터를 보던 엄마는 믿을 수 없는 게시글을 보게 됐다.


게시글에는 소피아 얼굴과 함께 '낙태 찬성'이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인사이트Twitter 'Nataliew'


딸의 얼굴을 보며 낙태는 여성이 결정할 권리라고 말하는 트위터의 글을 본 순간 엄마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지금까지 이런 말을 듣지 않으려 딸을 숨겨놓았던 엄마였다. 


하지만 결국 사람들에게 공격당하는 현실에 엄마는 슬픔과 함께 분노도 치밀어 올랐다. 


감정을 추스른 나탈리는 글을 게재한 사람에게 정중한 어투로 메시지를 보냈다. 게시글을 내려달라는 요청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역시나 차가웠다. 글 게시자는 자궁 속 감염을 보호하자는 의미인데 무엇이 잘못 됐냐고 답했다.


소녀를 감염으로 칭한 게 전혀 부끄럽지 않다는 글 게시자의 뻔뻔한 태도는 엄마를 충격에 빠뜨렸지만 딱 한가지 긍정적인 점을 낳았다.


엄마는 더이상 딸을 숨겨놓고 키우지 않기로 한 것이다. 오히려 당당하게 드러내 딸에게 현실과 맞서 싸울 수 있도록 가르쳐 주고 싶었다. 


이후 엄마는 의학적으로 취약한 아동을 옹호하는 기관을 설립했다.


인사이트Twitter 'Nataliew'


이후 소피아 사연을 공개적으로 전한 엄마는 많은 이들의 지지와 응원을 얻었다.  


소피아 지지자들은 소녀의 사진을 도용해 낙태 글을 올렸던 게시자의 트위터 페이지에 비판을 쏟아냈다.


글 게시자는 결국 계정을 삭제했다. 


소피아 엄마는 "소피아가 앞으로 희망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를 막는 사람들과 앞으로 맞서 싸울 것"이라며 지난날을 회상하며 눈물을 보였다.


현재 소피아와 가족들은 선천적으로 질병을 앓거나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세상 밖에서 증오 섞인 시선을 받지 않도록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힘쓰고 있다.


인사이트Twitter 'Nataliew'


피부병 앓는 동생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다고 뽀뽀해주는 오빠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단 하나뿐인 동생을 사랑으로 보듬어주는 오빠가 있다.


희귀병 앓는 여성의 꿈은 아픈 아이 도울 수 있는 '소아과 의사'자신처럼 아픈 아이를 돕고 싶은 여성은 500만 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매우 희귀한 유전 장애를 앓고 있다.


변보경 기자 boky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