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전 연인의 디지털 복제본을 만드는 AI 기술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 기술은 감정적 치유 효과와 함께 윤리적 문제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최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의 AI 엔지니어 져우 톈이가 개발한 오픈소스 기술을 통해 'AI 전 애인' 제작이 가능해졌다. 이 시스템은 과거 연인과의 대화 내용, 소셜미디어 게시글, 사진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인물의 언어 습관과 사고방식을 학습한다.
사용자들은 함께했던 여행 경험이나 기념일, 갈등 상황 등의 구체적인 추억을 추가로 입력해 더욱 사실적인 가상 인물을 구현할 수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 기능을 자주 사용하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과 연결해 활용하고 있다.
실제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 사용자는 "과거 연인에게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서 심리적 위안을 얻었다"며 후회 감정 해소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다른 이용자는 "옛 연인이 생각만큼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특히 AI 전 연인으로부터 이별을 고하는 경험을 한 한 이용자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미래로 나아갈 동력을 얻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새로운 연인이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전 연인과 소통하는 행위에 대해 '감정적 불륜'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결혼 상담 전문가 완치우는 "과거 관계에 대한 그리움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지나친 몰두는 현재 관계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적 측면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광둥성의 법무 전문가 중은 "상대방의 승인 없이 개인 대화 기록이나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은 법률 위반 가능성이 있다"며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표명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러한 AI 복제 기술이 고인이 된 가족이나 유명인사의 디지털 버전 제작에도 활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중국에서 구버전 AI 모델들이 단계적으로 서비스 종료되면서, 해당 AI와 정서적 유대를 형성했던 사용자들이 '디지털 상실감'을 호소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