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박왕열에게 필로폰을 공급한 혐의로 수배된 최모(51)씨가 태국에서 강제 송환돼 국내로 돌아왔다.
지난 1일 오전 9시 8분 텔레그램에서 '청담', '청담사장'이라는 활동명으로 활동했던 최씨가 국적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경찰은 한국시간 새벽 3시 6분께 최씨가 태국 공항에서 기내에 탑승하자마자 체포했다. 국적법에 따라 국적기 내부는 대한민국 영토로 간주돼 체포영장 집행이 가능하다.
최씨는 도착 약 30분 후 흰색 상하의에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입국장에 나타났다. 그는 "마약 밀반입 혐의를 인정하냐", "박왕열과 무슨 관계냐", "박왕열의 지시를 받은 거냐" 등의 질문에 답변 없이 호송차에 탑승했다.
최씨는 2019년부터 필로폰 22㎏ 등 총 100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국내에 밀반입하거나 유통한 혐의로 마약류관리법 등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오창한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과장은 이날 공항 브리핑에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피의자 조사와 증거물 분석 후 신속하게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사를 통해 확인되는 범죄 수익은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과 협업해 빠짐없이 환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최씨와 박왕열 간의 친분 관계를 확인하고 두 사람 간 거래 규모와 정확한 범죄 수익을 파악할 계획이다.
최씨의 활동명 '청담'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을 뜻한다. 최씨 가족은 청담동에 거액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슈퍼카를 타고 다니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경찰은 지난 3월 25일 필리핀에서 강제 송환된 박왕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마약 공급책이라는 단서를 확보했다.
이후 같은 달 30일 경기남부청 마약·국제범죄수사대를 집중 수사 관서로 지정하고 최씨 관련 5개 사건을 병합해 행적을 추적했다.
경찰은 2018년 이후 출국 기록이 없던 최씨가 태국에 거주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수사진은 방콕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인 사뭇쁘라깐 주로 수사망을 좁혔다. 출국 기록이 없는 최씨가 어떤 방법으로 태국에 건너갔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양국 경찰은 사뭇쁘라깐 주의 고급 주택 단지에서 사흘간 합동 잠복 작전을 벌였다.
지난달 10일 불법체류 혐의로 최씨를 검거하고 차명 여권들과 휴대전화 13대를 압수했다. 다만 검거 현장에서는 마약이 발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