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양의 상처로 마음을 닫았던 청각 장애견 머미가 봉사자들과의 나들이를 통해 1년 만에 미소를 되찾으며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23일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현지 유기견 보호 단체 '보더 테일즈 레스큐(Border Tails Rescue)'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청각 장애를 가진 피트불 믹스견 '머미(Mummy)'의 가슴 아픈 사연을 공유했다.
머미는 보호소에서 2년 반이라는 긴 시간을 보낸 끝에 마침내 입양됐으나,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차가운 철창 안으로 돌아와야 했다. 믿었던 가족에게 버림받았다는 충격은 머미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보호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머미는 본래 온순한 성격이지만 파양 이후 극심한 불안 증세를 보이며 인간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갖게 됐다.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몸을 굳히고 만지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방어적인 태도 탓에 새로운 입양처를 찾는 일은 더욱 어려워졌다.
할리 굿맨 가르시아(Harleigh Goodman Garcia) 보호소 대표는 "머미는 누군가를 신뢰하기로 마음먹으면 자신의 모든 사랑을 쏟아붓는 아이지만,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긴장한 모습만 보고 발길을 돌린다"고 안타까워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머미에게 뜻밖의 선물이 찾아왔다. 오랜 시간 유기견들을 위해 활동해온 에릭(Eric Noxon)과 조이(Joey Masloski)가 머미를 찾아온 것이다.
이들은 머미를 데리고 보호소 문밖을 나서 무려 1년 만의 나들이를 선물했다. 머미는 반려동물 용품점에서 장난감과 간식의 냄새를 맡으며 서서히 긴장을 풀기 시작했고, 이어진 산책에서는 처음의 느린 걸음걸이 대신 힘차게 들판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에릭은 "머미는 그 어떤 개들보다 멋지게 달렸다"며 "이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변화가 아니라 기다려줄 줄 아는 인내심과 곁을 지켜주는 동행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현재 머미는 다시 보호소로 돌아와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청각 장애가 있고 예민한 성격인 탓에 아이나 다른 반려동물이 없는 조용한 환경에서 머미에게 적응할 시간과 공간을 내어줄 수 있는 주인이 필요하다.
보호소 측은 머미가 또다시 파양의 아픔을 겪게 된다면 완전히 무너져 내릴 수 있다며 입양 결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사진 속 머미는 '귀가 들리지 않지만, 멍청하지 않아요(Deaf, not dumb)'라는 문구가 적힌 무지개색 목줄을 차고 환하게 웃고 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머미가 세상의 온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끝까지 함께할 진짜 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많은 누리꾼이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