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며 미국 보수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미모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인플루언서가 사실은 인도에 거주하는 남학생이 만든 AI로 밝혀졌다.
지난 21일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인도의 22세 정형외과 수련의 '샘'은 의대 학비를 벌고 미국 이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구글의 제미나이 AI를 활용해 가상의 여성 인물인 에밀리 하트를 창조했다고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폭로했다. 그는 구매력이 높고 충성도가 강한 보수 남성층을 타깃으로 삼으라는 AI의 조언에 따라 금발의 간호사 캐릭터를 기획했다.
에밀리 하트의 계정은 비키니 차림으로 얼음낚시를 하거나 맥주를 마시고 총기를 다루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게시하며 순식간에 인기를 끌었다.
샘은 매일 기독교 찬성, 낙태 반대, 이민 반대 등 보수 성향의 '레드 미트(정치적 선동 문구)'를 올렸고 한 달 만에 팔로워 1만 명을 돌파했다.
그는 "총을 쏘는 모습과 함께 '낙태는 살인이며 모든 불법 체류자는 추방되어야 한다'는 캡션을 달자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샘은 MAGA 테마의 티셔츠를 판매하고 성인용 AI 콘텐츠 플랫폼인 '팬뷰'를 통해 유료 구독자들에게 노출 사진을 제공하며 매달 수천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의 발달로 가짜 프로필이 더욱 정교해졌으며, 특히 젊은 보수 여성이 드문 인구 통계학적 특성 때문에 대중의 관심을 더 쉽게 끌었다고 분석했다.
샘은 인도에서 전문직으로도 벌기 힘든 큰돈을 하루 30~50분의 투자만으로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지지층을 겨냥한 가짜 인물도 시도했으나 그들은 AI라는 사실을 쉽게 눈치챘다며, "MAGA 팬들은 매우 멍청해서 쉽게 속아 넘어갔다"고 비하하는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에밀리 하트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AI 생성물 고지 위반과 사기 행위 등의 이유로 지난 2월 삭제됐다.
샘은 자신의 행위가 사람들을 속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제는 의대 공부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AI를 활용한 가짜 인플루언서가 여론을 왜곡하고 특정 정치 집단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킨 이번 사건은 생성형 AI가 가져온 새로운 형태의 도덕적 해이와 사회적 혼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