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2일(수)

강남 잡다 강북 놓쳤다... 15억 이하 아파트 쏠림에 비강남 '급등'

다주택자를 겨냥한 파상공세식 규제가 서울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와 '전세 난민'이라는 역설적인 결과로 돌아왔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 거래가 주춤하며 상승세가 꺾이는 사이 대출 규제선인 15억 원 이하 아파트가 포진한 비강남 지역으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뚜렷해졌다. 여기에 전세 매물까지 씨가 마르며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한계치에 다다랐다.


21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의 집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초 7만 1793건에서 이달 20일 7만 4602건으로 약 3.9% 늘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전체적인 매수세가 둔화하면서 가격 상승폭도 완만해졌다. KB부동산 기준 4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9%를 기록하며 3월 초(0.32%) 대비 오름세가 완화된 모습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지역별 격차가 상당하다. 강남권이 보합세에 진입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과 달리 강북권은 무서운 기세로 치솟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강북권 아파트 가격 누적 상승률은 약 4%에 달해 강남권(3.1%)을 훌쩍 앞질렀다. 대출이 가능한 중저가 단지로 실수요자가 대거 유입된 탓이다.


임대차 시장은 매물 실종 사태로 비명이 터져 나온다. 3월 초 1만 7849건이었던 서울 전세 매물은 현재 1만 5164건으로 불과 한 달 반 만에 15%나 급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월세 매물 역시 10% 이상 줄어들며 임차인들의 선택지가 사라졌다. 공급이 달리자 전셋값은 다시 꿈틀대기 시작해 3월 초 0.14%였던 상승률이 이달 중순 0.20%로 확대됐다.


현장에서는 '전세 귀신'이라도 붙은 듯 매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반응이다. 경기도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500가구 이하 중소 단지는 전월세 매물이 아예 없다시피 하다"며 "매물이 줄어드니 집값은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4000가구에 육박하는 서울 '마포래미안푸르지오'조차 전세 매물이 단 13건에 불과하다. 전용 59㎡A 타입은 단 1건만 남았는데 호가가 9억 원대로 직전 실거래가보다 최대 1억 7000만 원 이상 높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전문가들은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오히려 주거비 상승과 소비 위축이라는 악순환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신보연 세종대학교 부동산AI융합학과 전공지도교수는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단순 규제보다 임대 공급 확대와 금융 보완 장치를 병행해야 한다"며 "현재 구조가 지속될 경우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또한 "민간 임대 공급 확대와 전세보증 안전망 강화를 병행해 장기적으로 안정형 임대 시장으로 전환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