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배우자가 불치병에 걸렸을 때, 그 약속의 무게를 몸소 증명한 남편의 사연이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급성 신부전으로 시한부 선고나 다름없는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한 여성에게 기적 같은 기증자가 나타났다. 그 주인공은 바로 30년을 곁에서 지켜온 그녀의 남편이었다.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익명의 남편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당신의 결혼 생활에서 괴로울 때는 어떤 모습이었나'라는 질문에 자신의 경험담을 올렸다.
그는 "30년을 함께한 아내가 갑자기 급성 신부전증에 걸려 혈액 투석을 시작하게 됐다"며 절망적이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장 질환은 완치가 없고 투석은 생명을 연장할 뿐 서서히 몸을 망가뜨리는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
유일한 희망은 신장 이식뿐이었다. 특히 뇌사자 기증보다 생체 기증자의 장기를 이식받는 것이 예후에 훨씬 좋다는 의료진의 조언이 있었다.
남편은 아내를 살리기 위해 주저 없이 검사대에 올랐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남편이 아내에게 완벽하게 일치하는 기증자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는 "내가 완벽한 매치였다"며 "아내가 나를 위해 해준 모든 것을 생각하면 내가 아내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운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수술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이식 후 아내는 거부반응 억제제 부작용으로 통증을 느끼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등 더 나쁜 상황을 마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편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아내는 더 이상 투석을 하지 않아도 되고 죽지도 않을 것"이라며 "내가 준 신장이 아내의 남은 인생을 끝까지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이제 다시 함께 늙어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 받았다. 남편은 글 마지막에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좋을 때나 괴로울 때나 병들 때나 아내를 사랑하겠다고 한 약속을 진심으로 지킨 것뿐"이라고 적어 뭉클함을 더했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정한 사랑의 전설이다", "이기심 없는 헌신에 눈물이 난다"며 부부의 앞날을 축복하는 격려를 쏟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