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없이도 근육을 늘리고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운동 모방 약물'이 인체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하며 상용화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동물실험에서만 확인되던 기술이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으로 확대되면서 운동을 대체할 수 있는 약물 개발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매일경제가 인용 보도한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스웨덴 생명공학기업 아트로지 AB는 운동 효과를 모방하는 신약 후보물질 'ATR-258'의 초기 임상시험을 과체중 남성 대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물질은 근육 내부의 신호 전달 체계를 조절하여 지방 감소와 근육 유지 및 증가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경구 투여가 가능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어 사용 편의성도 높다.
기존 비만 치료제가 식욕 억제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이 약물은 신체 대사 시스템 자체를 변화시켜 운동한 것과 동일한 생리적 상태를 유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업계는 인체 대상 시험이 개시된 만큼 운동 모방 약물이 개념적 단계를 벗어나 실질적인 치료 수단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임상 연구 분야에서도 유사한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연구팀은 근육의 에너지 대사 경로를 활성화시켜 운동 효과를 재현하는 새로운 물질 'SLU-PP-332'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물질은 운동 시 활성화되는 ERR(Estrogen-related receptor) 단백질을 자극하여 근육 대사를 변화시키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비만 쥐 실험에서 별도 운동 없이도 체중 감소와 지방 연소 촉진 효과가 확인됐다. 약물을 투여받은 쥐는 기존 대비 최대 50% 더 긴 시간 동안 달리기가 가능할 정도로 지구력이 개선됐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이들 약물이 음식 섭취량이나 활동량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실험에서 동일한 식사량을 유지한 상태에서도 체중 감소가 관찰됐으며, 에너지 사용 패턴이 지방 중심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물질들이 비만 외에도 당뇨병, 심부전, 노화에 따른 근감소증 등 다양한 질환 치료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처럼 충분한 운동이 곤란한 환자군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ATR-258과 SLU-PP-332 등의 후보물질들은 아직 초기 임상 또는 전임상 단계에 있어 장기간 복용 시의 안전성과 효과 지속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운동이 심혈관계, 호르몬계, 신경계 전반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약물로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더 많은 연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