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일본식 1인 전용 식당이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혼밥 열풍'이 새로운 사회 현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고 완전한 개인 시간을 추구하는 MZ세대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14시간 대기와 번호표 암거래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회전초밥 체인 스시로가 이런 트렌드의 대표 주자로 자리잡았다. 스시로는 2021년 광저우에서 중국 첫 매장을 열었고, 2024년 베이징 진출 당시에는 최대 1500팀이 대기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2월 상하이 매장 오픈에서는 개장 전부터 700팀이 몰려들었고, 일부 손님들은 14시간까지 기다렸다. 대기 번호표가 최대 300위안(약 6만원)에 거래되는 암표 시장까지 형성됐다.
스시로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이유는 철저한 비대면 시스템에 있다. 손님들은 회전 레일을 기다릴 필요 없이 테이블 태블릿으로 주문하면 초밥이 자동으로 배달된다. 낯선 사람과의 대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매력으로 작용한다.
중국 소비자 리뷰 플랫폼 다중뎬핑에서는 스시로를 "혼밥 최적의 선택"으로 평가하는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내향적 성향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를 활용해 "I형 인간의 천국"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중국 주요 도시에서 혼밥은 이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정착했다. 과거 혼자 식사하는 것이 외로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것과 달리, 현재는 개인의 취향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문화로 인식이 전환됐다.
한 이용자는 "다른 사람 입맛에 맞출 필요가 없고 음식 낭비도 없어서 좋다"고 말했다. 다른 소비자는 "낯선 사람과 눈 마주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혼밥은 완벽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수요에 맞춰 식당들은 '완전 고립형' 좌석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측면 벽과 칸막이, 커튼 등으로 외부 시선을 차단하는 설계가 인기다. 베이징 스시로 매장의 특정 좌석을 소개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은 2000개 이상의 '좋아요'와 1000개 이상의 댓글을 기록했다.
혼밥 트렌드는 거대한 '싱글 경제' 성장과도 연결된다. 중국의 15세 이상 1인 가구는 약 2억4000만명에 달하며,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8조위안(약 1조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외식업계는 1인 메뉴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훠궈나 고기구이 같은 단체 식사 메뉴도 1인용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식료품과 가전제품 역시 1인 맞춤형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추세다.
베이징의 국수 전문점 '23석'도 최근 화제가 됐다. 23개 좌석이 모두 1인용으로 구성되고, 회색 칸막이와 커튼으로 외부 시선을 완전히 차단하는 구조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를 "혼밥의 끝판왕"이라고 불렀다.
다만 지나친 '고립'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나온다. 한 방문객은 "전체적으로 감옥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했고, 직원의 적극적인 서비스 역시 일부 고객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혼밥 트렌드의 핵심이 단순히 '혼자 먹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려는 욕구에 있다고 분석한다. 한 이용자는 "혼밥은 혼자가 아니라, 완전히 안전하고 편안한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