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0일(화)

중동 사태에 '빚투' 열풍 재점화... 5대 은행 마이너스 통장 사흘 새 1.3조 폭증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증시가 10% 넘게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증시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은행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잔액이 하루에 수천억 원씩 늘고 있으며, 예금에서 2조원을 넘는 자금이 유출되는 등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8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앞서 5일 기준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72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말 39조4249억원에서 불과 닷새 사이에 1조2978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실제 영업일로 계산하면 사흘 동안 약 1조3000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아직 5일간의 통계지만, 증가 폭(1조2978억원)은 월간 기준으로도 2020년 11월의 2조1263억원 증가 이후 5년 3개월여 만에 가장 큰 규모다. 2020년 11월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저금리 정책이 지속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 열풍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였다.


마이너스통장 잔액 규모는 2022년 12월 말 42조546억원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2021년 4월 말 52조8956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2023년 2월 이후에는 계속해서 30조원대를 유지해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나 작년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인한 풍선 효과와 주식시장 상승세가 맞물리면서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고, 작년 11월 말에는 40조원대로 올라섰다. 연말과 연초 상여금 유입 등으로 일시적으로 39조원대로 하락했으나, 최근 이란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후 저점 매수 심리가 확산되면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예금에서도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5일 기준 944조1025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2조7872억원 감소했다. 투자 대기자금 성격을 띠는 요구불예금에서도 동일 기간 8조5993억원이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