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0일(금)

중국 신약 연구 급증에 실험용 원숭이 몸값 3천만원까지 폭등

중국 바이오 산업의 급성장으로 실험용 원숭이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 마리당 3000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 신약 연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실험용 원숭이 한 마리 가격이 약 14만위안(2940만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공식 조달 기록을 분석한 결과, 전임상 단계에서 약물의 안전성 검증과 체내 흡수·분해·배출 과정 확인에 활용되는 실험용 원숭이 가격이 지난 5년간 2배나 올랐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상하이 약물연구소가 이달 초 발표한 입찰 공고를 보면, 게잡이원숭이 450마리에 대한 예산이 6200만위안(130억2000만원)으로 책정되어 마리당 약 13만7800위안(2894만원)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중국 대기업 직장인의 평균 연봉을 뛰어넘는 금액입니다. 중국 국가통계국 최신 자료에 의하면, 2024년 연매출 2000만위안(42억원) 이상 대기업 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10만2452위안(2152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아시아 헬스케어 리서치 책임자 쿠이 쿠이는 "미국의 금리 인하로 바이오 투자 자금이 늘면서 더 많은 프로젝트가 초기 단계로 이동했고 안전성 평가가 필요해졌다"라며 "이는 더 많은 원숭이 수요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시험 설계와 후보 물질 유형에 따라 필요한 원숭이 수는 달라집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의 경우 전임상 안전성 연구에서 약물당 70~100마리의 원숭이가 필요하며, 독성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순한 약물은 40~60마리 정도가 요구됩니다. 일부 저분자 약물에서는 원숭이 대신 개를 활용할 수 있다고 쿠이는 덧붙였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중국 제약사들의 기술이전 계약도 급증했습니다. 작년 중국 제약사들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총 1357억달러 규모의 157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습니다. 동시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신약 개발사들이 홍콩 증시의 챕터18A 제도를 통해 상장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전략 컨설팅 기업 L.E.K.의 중국 바이오의약·생명과학 부문 책임자 헬렌 천은 중국 내 임상시험 확대와 중국 기업들의 해외 임상 준비·진행이 늘면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영장류에 의존하는 독성시험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증권업계는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파운더증권은 2025~2027년 연간 중국 실험용 원숭이 공급량을 4만9000~5만2400마리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연간 수요는 5만1300~6만2600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공급 측면에서는 단기간 내 생산 능력 확대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일부 농장의 경우 올해 1분기까지 생산 물량이 이미 예약된 상태라고 증권사는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다만 이번 가격 급등이 환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쿠이는 "신약 연구개발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단계는 1~3상 임상시험으로 5~10년이 걸리고 수백만달러가 소요된다"라며 "안전성 평가 비용 인상은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라고 말했습니다.


맥쿼리캐피털의 아시아 헬스케어 리서치 책임자 토니 렌도 약 70%의 신약 개발 비용이 후기 임상시험에 집중되어 있어 동물 모델 비용은 전체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