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7일(금)

'유력 후계자' 꼽혔던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 차남, 자택서 피살

아랍권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으로 축출된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차남이자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가 괴한들의 총격으로 사망했습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53)가 이날 리비아 서부 진탄에 위치한 자택에서 무장 괴한의 습격으로 피살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 / GettyimagesKorea


보도에 따르면, 카다피의 변호사 마르셀 세칼디는 4명의 괴한이 카다피의 자택에 침입해 그를 총으로 살해한 후 달아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집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사전에 무력화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무아마르 알 카다피 / GettyimagesKorea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는 아버지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시절 공식 직책 없이도 사실상 총리 역할을 수행하며 리비아의 차세대 지도자로 여겨졌습니다.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이전까지는 온건하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구축했으나, 혁명 진압 과정에서 강경 노선을 취하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잃었습니다.


2011년 10월 아버지 무아마르 카다피가 시민군에 의해 사망한 후,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도 같은 해 11월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 영장에 따라 리비아 남부에서 체포됐습니다. 리비아 법원은 2015년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지만 이후 사면 조치가 내려져 석방됐습니다.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 / GettyimagesKorea


석방 후 거처를 자주 옮기며 은둔 생활을 하던 그는 2021년 리비아 대선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가까스로 출마 자격을 획득했으나 선거는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지인들은 그의 신변 안전을 지속적으로 우려해왔으며, 한 부족장이 안전 보장을 제안했지만 카다피는 이를 거절했다고 변호사 세칼디가 전했습니다.


이번 피살 사건의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향후 리비아 대선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리비아 문제 전문가 에마데딘 바디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카다피가 상당수 리비아 국민에게 순교자로 기억될 것"이라며 "대선의 주요 장애물이 제거되어 선거 역학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