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식지 않는 '말차 유행'... 日 차 수출 71년 만 '1만t' 돌파

일본이 말차 열풍과 엔저 효과에 힘입어 차 수출에서 역사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71년 만에 연간 수출 1만t 돌파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하며 글로벌 녹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습니다.


16일(현지 시간) 마이니치신문이 보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일본의 차 수출량이 1만84t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1954년 이후 71년 만에 연간 수출량이 1만t을 넘어선 것으로, 2025년 1~10월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급증했습니다.


아직 11~12월 실적이 집계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2024년 연간 수출량 8798t을 상회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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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차 수출 증가는 9년 연속 지속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해외에서 말차를 중심으로 한 일본 차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여기에 엔저 효과까지 더해져 수출 경쟁력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국가별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이 전체 수출량의 35%에 해당하는 3497t으로 최대 수출국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의 대부분은 말차를 포함한 분말 녹차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뒤를 이어 대만, 태국, 독일 순으로 수출 비중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수출 급증의 이면에는 국내 공급 부족이라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는 차 수출 증가와 생산량 정체가 맞물리면서 차 원료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가고시마 지역에서는 10~11월 거래된 '추동반차'의 평균 가격이 1㎏당 2540엔(약 2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6배나 급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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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동반차는 가을부터 초겨울 사이 수확한 찻잎으로 주로 페트병 녹차 음료 제조에 사용됩니다.


원료 가격 상승은 소비자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대형 음료업체 이토엔은 원료비 상승을 반영해 2026년 3월부터 600㎖ 페트병 녹차의 희망소비자가격을 기존 216엔에서 237엔으로 9.7%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최근 6개월 사이 두 번째 가격 인상 조치입니다.


일본의 연간 차 생산량은 7만t대에서 소폭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녹차 붐이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일본 내 차 소비가 줄어든 데다가, 농가 고령화로 인해 차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