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거장 롭 라이너 감독과 부인이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친아들을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며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14일 (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피플과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로맨틱 코미디의 새 지평을 연 롭 라이너 감독(78)과 아내 미셸 싱어 라이너(68)가 브렌트우드 소재 자택에서 흉기에 찔린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LA 소방국 대원들은 14일 오후 3시 30분쯤 의료 지원 요청을 받고 출동해 두 사람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대중지 피플에 따르면 LAPD는 라이너 부부의 차남인 닉 라이너(32)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라이너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을 유력 용의자로 조사 중"이라고 확인했으며, 닉 라이너는 현재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현지 경찰에 의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닉 라이너는 과거 인터뷰에서 10대 초반부터 마약에 손을 댔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라이너 부부의 차남인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충분한 유대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며 마약 중독 문제로 부모와 심각한 갈등을 겪어왔다고 털어놨습니다.
닉은 15세 무렵부터 재활 시설을 오가기 시작했으며, 중독 증세가 악화되면서 집을 떠나 메인주, 뉴저지주, 텍사스주 등을 전전하며 노숙 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17번의 재활 시도 끝에 마약을 끊었다고 밝혔습니다.
2015년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영화 '빙 찰리'의 각본을 작성했고, 아버지 롭 라이너가 직접 연출을 맡았습니다. 당시 닉은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지내며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947년생인 롭 라이너 감독은 뉴욕 브롱크스에서 전설적 코미디언 칼 라이너의 아들로 태어나 1984년 페이크 다큐멘터리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로 영화계에 데뷔했습니다.
이후 감독으로 전향한 라이너는 1980~90년대 할리우드 황금기를 이끈 대표적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1986년 '스탠 바이 미'를 시작으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미저리', '어 퓨 굿맨' 등의 작품으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