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출산율 떨어지자 임신 관리한다며 여성들에게 '생리일' 제출하게 한 中 지자체

중국 윈난성 쉬안웨이시 지역 당국이 산모들에게 마지막 월경일 신고를 요구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임신부 A씨는 SNS를 통해 당국의 이런 요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A씨가 공개한 휴대폰 스크린샷에 따르면, '어린이 건강 학습 그룹'이라는 단체 채팅방에서 "모든 자녀의 어머니들께서는 이름, 마지막 생리일, 전화번호를 포함한 형식으로 그룹에 마지막 생리일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메시지가 전달됐습니다.


해당 메시지에는 타지에 있을 경우 현재 위치까지 알려달라는 추가 요청도 포함됐습니다.


단체 채팅방에 몇 명의 어머니가 참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A씨는 "지난달에는 일회성 보고인 줄 알았다. 그런데 어제부터 다시 시작됐다. 매달 보고해야 하는 것 같다"라며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얼마 후 삭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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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안웨이시 보건위원회 관계자는 지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보 수집 목적은 임신부를 조기에 파악해 무료 공공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마을 의사가 지역 주민들을 일대일로 후속 관리한 사례"라고 밝혔으나, "단체 채팅방에서 정보를 수집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인정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은 오랜 기간 지속된 한 자녀 정책에 뿌리를 둔 저출산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물가 상승 등으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올해 중국의 출생아 수는 954만 명에 불과했으며, 전국 인구는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중국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과 신부 지참금 인하 노력 등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번 사건은 중국 현지 SNS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 누리꾼은 "이게 정말 산모 건강 관리에 관한 건가. 도대체 뭘 관리한다는 건지"라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제정신이 아닌가? 아직도 여자를 인간으로 보지 않는 건가"라고 비판했습니다.


"마을 의사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많은 권한을 갖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할 일이 그렇게 없는지 의문이다. 이처럼 조잡하고 편리 위주인 풀뿌리식 행정은 가장 쉽고 게으른 길만 택하는 행태일 뿐"이라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일부는 "그들이 당신에게 둘째 아이를 낳도록 압박하기 위해 당신의 생리 주기를 추적하는 것 같다. 이런 식이라면 강제 수정도 머지않아 일어날 것 같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