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살 빼는 주사'로 불리는 다이어트 제품을 사용한 20대 여성이 심각한 부작용으로 생명이 위험할 뻔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 거주하는 28세 첸씨는 한 달 전 SNS에서 "주사 한 번으로 최소 3.5㎏ 감량 가능"이라는 광고를 접하고 900위안(한화 약 18만 원)에 3회분 다이어트 주사 패키지를 구입했습니다.
첸씨는 복부에 직접 주사를 놓는 방식으로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처음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해 권장량의 절반만 주입했지만, 곧바로 구토와 메스꺼움, 식욕 부진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는 이러한 반응을 약물의 일반적인 부작용으로 판단하고 크게 우려하지 않았습니다.
첸씨는 "처음 3일간 하루에 거의 1㎏씩 체중이 줄어 단 나흘 만에 약 5㎏을 감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4일째가 되자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첸씨는 녹색과 노란색 액체를 토하기 시작했고, 병원에서는 이것이 담즙이며 이미 위벽이 손상된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첸씨는 "심전도 검사를 받기 위해 누워 있던 중 갑자기 피를 토했다"며 "소화기관 손상으로 인한 출혈이었고, 그 순간 맥박이 멈춰 응급처치를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는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난 후에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응급 치료를 통해 위기를 벗어났지만, 의료진은 손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경고하며 임신 계획이 있다면 최소 1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중국 국영방송 CCTV 조사 결과, 해당 다이어트 주사는 라이브커머스 등에서 다양한 명칭으로 광범위하게 판매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허가받지 않은 불법 제품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제조업체들은 위조·도용된 생산 허가증을 이용했으며, 무허가 소규모 작업장에서 세마글루타이드(제2형 당뇨병 및 장기 체중 관리용 처방약)를 불법으로 조달해 재포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주사 한 대당 생산비용은 4위안(한화 약 800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사건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너무 무섭다. 건강한 체중 감량에 집중하는 게 낫겠다", "외모 불안에 휘둘리지 말고 조심하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경각심을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