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러시아, 협상 중에도 우크라이나 대규모 공습…민간인 피해 속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에도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계속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유럽 각국은 러시아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진정한 종전 의지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키이우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날 밤 이스칸데르-M 탄도미사일 2발과 드론 138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 각 지역을 공격했습니다. 이번 공습으로 다수의 민간인이 부상을 입었고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러시아 폭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어느 도시 / GettyimagesKorea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는 이날 새벽 드론 공격을 받아 행정부 청사와 고층 아파트, 차량 등이 파손됐습니다.


올레흐 키페르 오데사 주지사는 "아파트에서 고립됐다 구조된 2명을 포함해 6명이 다쳤고 어린이 6명을 비롯한 33명이 심리적 충격을 받아 도움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데사 지역 에너지 시설도 공습 피해를 입으면서 5만1800가구의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고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DTEK가 밝혔습니다.


전방 도시 헤르손에서도 러시아의 연이은 공습으로 발전소 운영이 중단되면서 4만500가구가 겨울철 난방 공급이 끊어지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올렉산드르 프로쿠딘 헤르손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시민에게 난방을 제공하는 100% 민간 시설이 심각하게 파손됐다"며 "발전소 시설과 장비가 손상됐다"고 전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는 자료사진 /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그는 "또다시 테러리스트가 민간인을 상대로 전쟁을 하고 있다"고 러시아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전날 저녁에는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크리비리흐가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받아 고층 건물 여러 동과 민가 약 20채, 학교, 상점 등이 파괴됐다고 올렉산드르 빌쿨 시장이 보고했습니다.


하르키우주의 여러 도시와 마을들도 미사일과 드론 공습 피해를 입으면서 주거용 건물과 휴게시설, 창고 등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62세 여성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전방 도네츠크주에서 6만 가구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에서 1천600가구가 이날 오전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종전 중재에 나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과 각각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미국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한 데 이어 4일에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해 종전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지난 2일 진행된 미·러 협상에서는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럽 각국은 러시아에게서 진정한 종전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전날 푸틴 대통령을 향해 "전 세계의 시간을 그만 낭비하라"고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그는 "러시아는 스스로 시작한 유혈사태를 끝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푸틴은 또 다시 전 세계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이고 이에 따른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점령 속도를 높이면서 협상에서 점점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날에도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협상의 진전과 성격은 최근 몇 주간 전장에서 러시아군의 성공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지난 2일 러시아와의 회동이 "상당히 좋았다"면서도 "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는 말해줄 수 없다. 탱고는 둘이 춰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